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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태풍 상륙에 ‘물폭탄’ 악몽 되풀이 우려…속타는 주민들

[뉴스추적] 태풍 상륙에 ‘물폭탄’ 악몽 되풀이 우려…속타는 주민들

기사승인 2023. 08. 08.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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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북상에 침수 피해 반복 걱정
지난해 인명 사고 현장 흔적 여전
서울시 "피해 최소화 만전 기할 것"
뉴스추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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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오후 서울 관악구 신림동 일대. 반지하 가구 창문 곳곳에 물막이판이 설치된 모습. /김형준 기자
"태풍을 대비해 거리 곳곳에 모래 주머니를 쌓고, 반지하 창문에 물막이판을 설치했습니다."

7일 오후 3시 32분께 서울 영등포구 대림동과 관악구 신림동 일대. 지난해 8월 300mm 이상의 폭우가 쏟아져 인명 피해가 발생한 이곳에는 6호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 소식에 긴장감이 맴돌고 있었다.

폭우로 인한 수위 상승을 방지하는 모래주머니와 흘러넘치는 물을 막아주는 물막이판이 설치된 현장은 태풍과의 전쟁 전 '전투 태세'를 갖추고 있는 모양새였다.

대림동 반지하에서 90대 노모와 함께 사는 60대 남성 A씨도 태풍 '카눈'이 시속 126㎞(초속 35m)의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한반도에 상륙한다는 기상청 예보에 걱정이 한가득이다.

지난해 '악몽' 같은 폭우 피해를 입은 A씨는 당시 이불을 비롯한 주요 살림살이가 전부 물에 잠겨 버리지 않은 물건이 없다. 전자레인지 등 전자기기도 물에 잠겨 전부 처분해야만 했다.

A씨는 "집 현관 안쪽에 물 빠지는 곳이 따로 없어 걱정"이라며 "특히 나이 드신 어머니가 제일 걱정된다"고 답답한 심정을 드러냈다.

태풍 피해가 우려되는 건 반지하 가구만이 아니었다. 2층 빌라에 살고 있는 A씨의 이웃 70대 남성 B씨도 "태풍이 오면 창문이 깨진 적도 많다"며 "세입자가 거주하는 반지하도 걱정되는데 이번에도 대피소를 가야하나 싶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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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8월 침수 피해로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서울 관악구 신림동 반지하 내부. 인명 사고가 발생한 지 1년이 지났지만 당시 피해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김형준 기자
지난해 폭우로 인해 일가족 3명이 사망한 사건이 발생한 신림동의 주민들 역시 태풍 위협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일가족이 숨진 사고의 흔적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현장은 물비린내와 곰팡이가 가득했다.

신림동에서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하고 있는 30대 여성 C씨는 "원래 물난리가 없던 지역이었는데 폭우로 사고가 발생해 더욱 긴장된다"고 털어놨다. 인근 빌라에 살고 있는 70대 남성 D씨도 "바람이 심해지면 유리창에 테이프를 붙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태풍 '카눈'의 한반도 북상 소식에 지자체도 관련 대책 마련에 분주한 모습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각종 입간판·광고판 등 바람에 날아 갈 수 있는 물건을 회수하고, 반지하 등 침수에 취약한 지역을 사전 점검 중"이라며 "태풍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만전을 기울이고 있으니 국민 여러분께서도 불필요한 외출을 자제하고 하천에 산책을 하는 위험 행동을 자제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한편 태풍 '카눈'은 오는 10일 오전부터 11일 새벽까지 한반도를 관통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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