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뉴스추적] 마케팅 홍수 속에는 납품가 갈등이…CJ-쿠팡 신경전 소비자는 어리둥절

[뉴스추적] 마케팅 홍수 속에는 납품가 갈등이…CJ-쿠팡 신경전 소비자는 어리둥절

기사승인 2023. 06. 14. 17:4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CJ, 각종 온라인 채널과 할인전 승부
쿠팡, 햇반 대체 중견·중기제품 불티
쿠팡앱-horz
쿠팡 앱과 CJ제일제당의 햇반. /제공=각 사
2023041001010006966
최근 유통가에서 눈에 띄는 식품 브랜드는 즉석밥 '햇반'을 앞세운 CJ제일제당이다. 이달에만 CJ제일제당은 이마트, G마켓, SSG닷컴, 티몬 등에서 할인과 팝업스토어 등의 대형 행사를 펼치면서 공격적인 마케팅을 진행 중이다. 이미 지난 달에도 11번가의 대표 행사에 참여해 할인 혜택을 선보이거나, 마켓컬리와는 공동 상품개발 위한 파트너십을 체결하는 등 장기적인 차원의 전략도 이어가고 있다.

웬만한 채널과 모두 행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대표적인 곳이 보이지 않는다. 바로 쿠팡이다. 지난해 말부터 갈등을 이어오고 있는 쿠팡과는 마케팅은커녕 오히려 쿠팡 로켓배송으로는 햇반을 구입할 수 없는 상태다. 소비자들로서는 자주 이용하는 채널에서 CJ제일제당의 대체품을 사야 하는지, CJ제일제당의 제품을 찾아 다른 채널을 방문해야 하는지 장보기 고민과 수고가 더해지는 지점이다.

쿠팡과의 갈등 상황도 함께 부각되는 부작용도 예상되지만 CJ제일제당으로서는 당분간 다양한 채널들과 행사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4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G마켓과 옥션은 오는 25일까지 CJ제일제당, LG생활건강, 코카-콜라와 공동 프로모션 '드림 유니버스 페스타'를 진행한다. G마켓, 옥션 회원이라면 할인 쿠폰을 제공해 기획전 내 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할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이마트와 SSG닷컴도 '드림 유니버스 페스타'를 함께 진행해 이마트는 28일까지 CJ제일제당과 브랜드데이를 열고 SSG닷컴 역시 행사상품 3만원 이상 구입히 할인 혜택을 준다는 점을 대대적으로 알리고 나섰다.

CJ는 최근 티몬과도 팝업스토어를 열고 오프라인에서 이목을 끄는 행사를 이어가는 중이다. 지난 5월에는 11번가가 진행하는 슈팅배송 캠페인에 참여해 '햇반' '비비고만두' 등 인기 상품을 최대 45% 할인하기도 했다.

통상적인 마케팅으로 볼 수도 있지만, 유통업계에서는 지난해 연말부터 이어오던 쿠팡과 CJ의 납품가 갈등이 시초가 됐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CJ는 지난해 말부터 쿠팡에서 일부 제품을 모두 철수했다. 쿠팡이 유통 공룡이라는 수식어가 붙을 만큼 거대해진 상황에서 CJ도 부담일 수밖에 없어 타 채널들과 대형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는 해석이다.

이에 앞서 쿠팡은 지난 11일 '국내 식품시장에서 수십년간 독점체제를 구축하던 독과점 식품기업의 제품이 쿠팡에서 사라지면서 중소-중견기업 제품 판매량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면서 우회적으로 CJ를 겨냥했다.

쿠팡은 즉석밥 등 식품 품목마다 시장점유율 50% 이상을 확보한 독과점 대기업이 빠지자, 올 1~5월 중견기업 즉석밥 제품은 최고 50배, 중소기업 제품은 최고 100배 이상 성장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양 사의 갈등은 차치하더라도 문제는 소비자들에 미치는 영향이다. 일각에서는 대형 프로모션으로 소비자들이 CJ제일제당의 인기 제품을 저렴한 가격에 구입할 기회가 늘어난다는 시각도 나온다. 이런 점은 긍정적이다.

하지만 쿠팡에 충성고객이 많다는 점을 감안하면 쿠팡에서 관련 상품을 살 수 없는 소비자들은 어쩔 수 없이 다른 제품을 구입하거나, 불편을 감수하고 다른 채널을 또 찾아야 하는 수고를 더해야 한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CJ의 제품이 저렴한 값으로 여러 군데에서 판매되면 소비자 입장에서는 합리적인 가격에 살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난다는 점에서 좋을 수 있지만, 제조사와 유통사가 갈등을 빚는 상황 자체가 좋아 보일 리가 없다"고 말했다.

이어 "쿠팡은 이커머스 선두권이고, CJ는 식품사 선두권인데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회사끼리 갈등을 빚으면 결국 각각 인력이나 마케팅 비용이 더 들어갈 수 있는 것은 물론이며, 원가도 오르고 소비침체인 상황에서 제 살 깎아먹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