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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해프닝’에 불과했다던 증권사…투자자들 우려는 커져

[취재후일담] ‘해프닝’에 불과했다던 증권사…투자자들 우려는 커져

기사승인 2024. 09. 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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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명사진
A증권이 이달 시작부터 미국 주식 '풀패키지 이벤트' 카드를 꺼내들었지만, 하루 만에 25개 미국 상장지수펀드(ETF) 온라인 매수를 막아버렸습니다. 이벤트 시작 후 일부 종목에 한 해 갑작스럽게 거래량이 증가하자, 더 큰 피해를 대비하는 차원에서 자체적으로 중단 조치를 내린 것인데요. A증권측은 단순 '해프닝'에 불과했다는 입장입니다.

당시 투자자들은 원금 손실 가능성이 낮은 미국 국채 ETF를 대거 매수하면서, 이들 상품 중심으로 거래가 폭증했는데요. 특히 미국 단기채 ETF '아이셰어즈 숏트레저리 본드 ETF'는 평소 거래량이 최대 200만주 수준이었는데, 이벤트 시작 후 하루에만 600만주를 넘어섰습니다.

증권업계에선 이번에 A증권이 내놓은 이벤트가 블루오션 사태 때의 과오를 만회하기 위한 전략이었다는 해석도 나옵니다. 최대 23만원 상당의 혜택을 누릴 수 있는 행사를 통해 자사 고객들의 이탈을 막고, 새로운 고객 유입을 노린 것이죠.

다만 결과만 놓고 보면, 만회보단 오히려 우려를 키운 듯 합니다. 물론 피해 가능성을 인지한 후, 곧바로 조치에 나섰던 만큼 일각에선 대처를 잘했다는 평가도 나옵니만, A증권 고객을 포함한 일부 투자자들은 이 상황을 마냥 긍정적으로만 보진 않는 것 같습니다. 시스템에 대한 불안 때문이죠. 얼마 전 발생한 미국 현지 대체거래소(ATS) 블루오션의 주간거래 중단 사태 연장선으로 회사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한 층 더 커질 수도 있어 보입니다.

앞서 A증권은 지난달 블루오션의 일방적인 거래중단 조치 이후, 정규거래 시간을 넘어선 자정까지도 거래취소 작업을 완료하지 못해 투자자들로부터 핀잔을 들었는데요. 당시 정규거래 시간 이전에 원상복구 작업을 끝낸 미래에셋·토스증권 등과는 비교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들 증권사는 급작스러운 상황에서도 대처를 잘할 수 있었던 배경으로 사전에 잘 준비된 시스템을 꼽기도 했습니다.

투자자들 입장에선 행사 시작 시 발생할 수 있는 '쏠림현상'을 대비해 회사가 제대로 된 점검과 보완 작업을 하지 않았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는 이벤트가 수많은 투자자들을 유인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예상할 수 있는 사실인데도, 이에 대한 관리·감독이 부족했던 것으로 비춰질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실제로 피해 사례가 발생하지 않았어도 말입니다.

A증권은 '해프닝'이라는 말을 앞세워, 이번 사태를 그냥 넘겨도 되는 작은 이슈 정도로 생각해선 안 될 것입니다. 블루오션 사태와 함께 이번 이슈도 되짚어 볼 필요가 있어 보입니다. 고객 유입을 위한 최고 전략은 단발성 이벤트가 아니라 투자자들과 신뢰를 쌓는 것임을 명심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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