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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사 상반된 해외 전략… 신한 ‘영토확장’·KB ‘내실 다지기’

카드사 상반된 해외 전략… 신한 ‘영토확장’·KB ‘내실 다지기’

기사승인 2024. 08. 29. 18: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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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경기침체·연체율 상승
해외 법인 8곳 중 절반이 적자
신한, 베트남 기반 카자흐 공략
KB, 인니 시장 수익성 개선 방점
카드사 해외 실적이 악화된 가운데, 문동권 신한카드 사장과 이창권 KB국민카드 사장의 '상반된 글로벌 전략'이 눈길을 끌고있다. 문 사장은 '해외 사업 다각화'를, 이 사장은 '기존 해외법인 역량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복안이다.

신한카드는 그동안 신한금융그룹 핵심 공략지였던 베트남을 중심으로 호실적을 내왔지만, 이제는 카자흐스탄 자동차 금융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있다. 문 사장은 이달 초 현지 유력 기업과의 합작법인을 설립하며 주목을 받았다. KB국민카드는 그룹 계열사와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인도네시아 시장 공략에 더욱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캄보디아 해외법인 두 곳도 연내 통합해 영업력을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양사가 적극적인 해외 전략을 추진하는 배경은 동남아 경기 침체 여파로 아쉬운 글로벌 성적표를 받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와 KB국민카드의 해외법인 8곳 중 절반이 적자를 기록했다. 최근 동남아 시장 경기 침체가 지속된 데다, 코로나19 당시 추진한 채무변제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연체율이 상승했기 때문이란 분석이다.

2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신한카드의 핵심 해외법인인 신한베트남파이낸스(베트남 법인)는 올 상반기 적자전환됐다. 작년 상반기 101억원의 순이익을 거두며 카드업계 해외 진출의 모범으로 꼽혔지만, 올해 들어 실적이 힘을 받지 못하고 있다.

베트남 법인이 적자를 기록한 배경은 베트남 경기 침체가 심화되면서 연체율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이에 영업 확대보다는 건전성 관리에 집중하면서 실적이 꺾였다. 신한카드 관계자는 "작년 경기 침체로 건전성이 다소 약화됐지만, 자격기준 강화조치를 통해 올해 연체지표를 획기적으로 개선하고 법인 턴어라운드를 위한 기반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카자흐스탄의 실적은 고무적이다. 올 상반기 48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65% 증가한 수치로, 4개 해외 법인 가운데 가장 높은 순이익을 냈다. 문 사장이 취임 후 카자흐스탄 시장을 적극 공략한 결과란 분석이 나온다. 문 사장은 최근에도 카자흐스탄 현지 1위 중고차 딜러사 아스터오토와 합작법인을 추진해 시장의 주목을 받았다. 아스터오토의 영업망과 신한카드의 마케팅·상품개발 역량이 함께 어울러져 시너지를 낼 것이란 전망이다.

KB국민카드는 핵심 공략지인 인도네시아에서 실적이 크게 꺾였다. KB멀티파이낸스(인도네시아 법인)의 작년 상반기 순이익은 56억원이었지만, 올해 상반기엔 1억원 순손실을 기록했다. KB제이캐피탈(태국 법인)도 26억원 순손실을 나타냈고, 아이파이낸싱 리싱도 9억원 순손실을 냈다. KB국민카드 해외 법인이 역성장한 배경은 동남아 경기 침체에 더해, 각국 정부 주도로 진행된 '채무재조정 자산 상환 유예 프로그램'이 종료되면서 신용 리스크가 확대됐기 때문이다.

이 사장은 핵심 공략지였던 캄보디아와 인도네시아 시장을 중심으로 수익성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법인의 경우 외형 확대보다는 수익성을 중심으로 중고 오토바이, 자동차 담보대출 등 상품 라인업을 재편한다는 방침이다. 캄보디아 법인 두 곳은 연내 합병된다.

이 사장은 작년 1월 캄보디아 리스사 '아이파이낸스 리싱' 인수를 추진했다. 기존 KB대한특수은행과 합병할 경우 비용을 절감할 수 있는 데다, 영업력도 확대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KB국민카드 관계자는 "중국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캄보디아의 경기 회복이 지연되는 등 비우호적인 영업환경에 직면하고 있다"며 "무리한 성장보다는 자산축소 방어와 연체·회수관리에 집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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