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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韓 불협화음 ‘증폭’…“당정갈등?, 사치스럽고 게으른 것”

尹-韓 불협화음 ‘증폭’…“당정갈등?, 사치스럽고 게으른 것”

기사승인 2024. 08. 29.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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尹 지도부 연찬회 만찬 연기 후 발언
"국민 불안감 걱정 잘 듣고 반응해야"
일각선 韓 행보 우려 표하기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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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훈 국민의힘 대표(오른쪽)과 윤석열 대통령 모습./제공=대통령실사진기자단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29일 정부의 의료개혁안을 두고 갈등이 벌어진 데 대해 '사치스럽고 게으르다'며 정책에 제동을 걸었다. 정부의 의료개혁 기조를 놓고 또 다시 반대표를 던진 것이다. 당정 간 불협화음을 유지하는 와중에 또 다시 윤석열 대통령과 한 대표와의 갈등설을 확산시킨 셈이다.

한 대표는 이날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정부의 의료개혁 정책에 날을 세웠다. 그는 "정부의 의료개혁은 국가적 과제"라며 "다만 그 추진 과정에서 국민들의 걱정과 불안감도 잘 듣고 반응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국민 여론과 민심을 다양하게 들어본 결과 현 상황이 심각하다고 판단했다"며 "그래서 대안을 제시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 오후 국민의힘 연찬회가 열리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인재개발원에서 '의료개혁 관련 정부보고'가 끝난 뒤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도 "당정 소통 문제를 이야기하는데,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니다"라며 "프레임은 사치스럽고 게으른 것이라고 본다. 누가 옳으냐 보다 무엇이 옳은 지에 집중해 달라"고 강변했다.

한 대표는 아울러 '복지부장관은 현재 상황을 관리가 가능하고, 추석에 의료 대란은 없을 거라고 한다'는 기자의 질문에는 "아침 최고위원회의에서 말한 것처럼, '응급실 상황이 심각하냐'는 판단에서는 심각하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저는 정부 판단이 맞기를 바란다"고 답했다.

한 대표는 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측에서 의료개혁을 회담 의제로 다뤄야 한다고 밝혔다'는 지적엔 "중요한 이슈에 대해 얼마든지 대화할 수 있다"며 "다만 몇 가지 내용 중에 합의되지 않은 게 있다는 것이고, 무언가를 안 된다고 정해 놓고 하는건 적절치 않고, 구애 받지 않고 대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한 대표가 이번처럼 공개적으로 정부와 직접적으로 대립하는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의료 공백 장기화에 따른 여론이 확산된 만큼 민심 측면에서 우위를 점하려는 의도가 담겼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한 대표의 행보에 우려를 표하고 있다. 자신의 의견만이 정답이라고 법의 잣대를 내세우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답이 정해지지 않는 정치에서, 그의 중재안은 불가피한 대안 중의 하나일 수밖에 없다는 취지다.

실제 한 대표는 최근 "국가 임무는 국민 건강과 안전을 지키는 게 최우선"이라면서도 "어떤 게 정답인지 그것만 생각하면 될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만찬 연기를 통보하는 과정에서 나온 당과 대통령실간 소통부재 모습도 이같은 해석을 뒷받침한다. 연찬회에 있던 한 대표는 정부 측의 의료개혁 관련 설명이 시작되기 전 자리를 뜨며 불편한 기색을 드러내기도 했다.

한동훈 지도부 출범 후 당정은 줄 곧 줄타기를 지속했다. 출범 초기 정점식 정책위의장 교체를 둘러싼 갈등 이후, 광복절 직전에는 김경수 전 경남지사 복권을 두고 한 대표가 반대 입장을 표명하며 불꽃이 튀었다. 여권에서는 이번 의정 갈등으로 다시 당정 갈등이 수면 위로 오를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친윤계 의원들 사이에서 반발이 큰 상황이다.

앞서 이날 이주호 교육부총리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장상윤 대통령실 사회수석이 의료 개혁 추진 계획을 보고하고, 의원들과 의정 갈등 해법을 논의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불참했다. 윤 대통령이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와 워크숍에 불참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첫 보고자로 나선 장상윤 수석은 "우리가 만약 과학적 근거 없이 의료계에 굴복해서 의대 정원을 다시 변경하거나 뒤집는다면 이를 지켜보고 있는 국민들이 굉장히 실망할 것"이라고 말했다.

장 수석은 내년도 입학정원이 확정·공포된 점을 강조하며 "이런 상황에서 이 문제가 다시 논의되거나 또는 테이블에 오르는 것 자체가 대학 입시를 치러야 하는 학생이나 학부모 입장에서는 굉장히 충격적 요인이 된다"고 말했다.

조규홍 장관은 최근 '응급의료 위기설'을 다룬 언론 보도와 관련해 "하나하나 보면 과장된 게 많다"며 "응급실 붕괴 같은 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강연 이후 비공개 질의응답 시간에는 2000명 증원 근거·의대생 숫자에 맞춘 교육 환경 담보·환자 대응과 같은 질의가 이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추경호 원내대표는 같은 시각 취재진과 만나 "우리 의원들은 정부에 현장 상황을 집중 모니터링하고,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의료서비스 문제에 차질이 없도록 해달라고 주문했다"며 "정부도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으며, 국민들의 걱정하시지 않도록 최대한 잘 대응하겠다고 설명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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