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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후일담] 美 금리 인하 가시화에도 개미들은 국내 증시 하락에 배팅

[취재후일담] 美 금리 인하 가시화에도 개미들은 국내 증시 하락에 배팅

기사승인 2024. 08. 29.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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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강훈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9월 금리를 내릴 가능성이 더욱 높아졌습니다. 시장에선 하락폭(0.25%포인트 또는 0.5%포인트)을 두고 엇갈린 전망을 내놓을 뿐, 금리 인하에 대해서는 의심하지 않고 있습니다.

이에 국내 증시에 대한 긍정적 전망을 내놓은 전문가들이 늘었습니다. 금리 인하가 투자 수요를 자극하기 때문에 국내 증시로 자금이 유입될 것이란 논리입니다.

기관투자자들은 9월이 다가오자 코스피 지수 상승에 배팅하고 있습니다. 29일 코스콤에 따르면 지난주(8월 19일~23일) 기관투자자의 순매수 1위 ETF는 KODEX 레버리지로, 952억원어치 사들였습니다. 2위는 255억원 순매수한 KODEX 200이었습니다.

반면 같은 기간 개인투자자의 순매수 1위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입니다. 약 598억원을 순매수했습니다. 미국 금리 인하 시점이 다가옴에도 코스피 지수 하락에 투자한 것입니다.

금리 인하라는 명백한 호재에도 불구, 개인투자자들은 왜 지수 하락에 배팅을 했을까요? 이는 국내 증시에 대한 실망감이 반영된 결과라는 해석입니다.

올해 코스피는 박스권에 갇혀 있었습니다. 미국 엔비디아발 반도체주 상승과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에도 수익률은 아쉬웠습니다. 실제 최근 1년간 코스피 수익률은 7.2%로 나타났는데, 같은 기간 나스닥 33.42%, 일본 닛케이 20.17%와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국내 증시는 외부 악재에 더욱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지난 5일 'R(경기후퇴)의 공포' 우리나라를 비롯한 아시아 국가의 증시가 일제히 급락하는 블랙먼데이가 연출됐습니다. 이날 코스피는 역대 최대인 8.77%(234.64포인트)의 하락폭을 기록했습니다. 같은 날 일본 닛케이 지수도 4451포인트로 역대 최대 낙폭을 경신했습니다.

침체 우려는 미국 증시에도 악영향을 미쳤습니다. 다우존스는 2.6%,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3%, 나스닥은 3.4% 하락했습니다.

하지만 회복 속도는 달랐습니다. 미국 증시는 이후 8거래일 연속 상승세를 보이며 반등했고, 일본증시 또한 11일 만에 폭락 이전 수준을 회복했습니다. 코스피 또한 폭락장 이후 상승세를 보였지만, 2700포인트를 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이 같은 사례들이 개인투자자들에게 '국장은 안된다'는 인식을 더 키우고 있습니다. 미국 등 해외 주식투자로 눈을 돌리는 이유입니다.

정부가 야심차게 내놓은 밸류업도 금융 등 일부 업종에만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참여율도 저조합니다. 실제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100일이 지났지만, 공시 참여 기업은 8곳에 불과합니다. 공시를 예고한 상장사 수를 더해도 18곳으로 전체 상장사(2710개)의 0.7% 밖에 안됩니다.

문제는 개인투자자의 외면이 국내 증시의 박스권 탈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입니다. 이는 '개미 탈출→박스피 지속→개미 탈출'이라는 악순환을 전망케 합니다.

개인투자자가 갖고 있는 국장에 대한 인식 개선이 이뤄져야 합니다. 우선 밸류업 프로그램의 빠른 정착이 답이 될 수 있습니다.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세제혜택안(세법개정안)을 빠르게 입법화하는 것도 방법입니다. 금융당국과 관계기관, 업계가 머리를 맞대야 할 시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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