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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내부 갈등’ 대한노인회 27일 회장선거…면모일신 계기되나

‘잇단 내부 갈등’ 대한노인회 27일 회장선거…면모일신 계기되나

기사승인 2024. 08. 22. 16: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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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선거 앞둔 대한노인회 스케치6
대한노인회장 선거를 앞둔 22일 서울 용산구 효창동 대한노인회 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에 제19대 대한노인회장 선거를 알리는 현수막이 걸려있다. /정재훈 기자
노인의 권익과 복지 증진에 앞장서야 할 대한노인회가 잇단 내부 갈등으로 분열 양상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오는 27일 회장 선거를 치른다.

노인 인구 1000만명 시대를 맞아 갈수록 조직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대한노인회는 지난달부터 전국 시도 연합회장과 김호일 현 회장이 갈등을 빚고 있다.

◇대한노인회 내부 그동안 무슨 일 있었나

22일 아시아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노인회는 올해 초 진행된 감사를 통해, 지난달 30일 상벌위원회를 열고 부산연합회장 등 7명의 시도연합회 회장에 대한 회원 자격 정지 징계를 결정했다.

노인회 소식지에 따르면 이들은 노인회 중앙회 업무를 지속적으로 방해하고, 노인회의 명예를 훼손했다는 게 이들에 대한 징계 사유였다.

하지만 회장들의 입장은 정반대다. 이들은 "김호일 회장이 자신이 다음 선거에 당선되려고 반대파들을 잘라내고 선거권을 박탈하려는 음모"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징계가 무효라면서 법원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냈다.

이렇게 노인회가 분열에 휩싸이자 보건복지부도 뒷짐만 지고 있을 수는 없었다. 복지부는 이달 초 공문을 보내 "대한노인회의 징계 처분과 관련, 시민단체·언론 등에서 징계처분이 공정한 선거관리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다"고 지적했다.

한편 김 회장은 지난 4월 10일 제22대 국회의원 총선거 과정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서울시선거관리위원회로부터 6월 검찰에 고발 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김 회장은 최근 경찰에서 관련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선관위에 따르면 김 회장은 지난 3월 서울 모 호텔에서 시국강연 행사를 개최했는데, 이 자리에서 ○○당을 찍어야 한다는 등의 선거운동으로 보일 수 있는 발언을 하고, 참석자들에게 노인회 경비로 식사를 제공하였다는 혐의를 받고 있다고 전해진다.

김 회장은 4·10 총선 당시 노인복지당을 창당해 "노인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며 출사표를 던졌고, 당시 5명의 비례대표 후보를 냈었다.

서울시선관위 관계자는 "경찰에서 현재 수사 중인 단계는 우리로서는 알 수 없고 저희한테 통지가 오면 결과만 알 수 있다"면서도 "지난 6월에 고발 건이 있는 것은 맞다. 하지만 그분인지는 알려 드릴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호일 회장은 아시아 투데이와의 통화에서 최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조사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선거를(27일 노인회장 선거) 앞두고 일부 세력이 나를 음해하고 흠집을 내려는 의도 이자 중상 모략"이라며 일축했다.

그러면서 "현재 사단법인 대한노인회를 특수법인으로 바꾸면 국비 조달이 잘되고 노인회 위상이 높아진다. 당선되면 대한노인회법을 통과시켜 노인회를 활성화 시키겠다"며 "선거를 앞두고 일부에서 나를 자꾸 음해하는데, 더 이상 그러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다시 한번 강조했다. 선거법 관련 조사를 받았냐는 재차 질문에는 확답을 하지 않았다.

대한노인회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3
지난 7월 10일 서울 용산구 대한노인회 앞에서 열린 '대한노인회 정상화 촉구 궐기대회'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정재훈 기자
◇27일 19대 대한노인회 회장 선거…조직에 새바람 기회 되나

노인회 홈페이지에 따르면 회장 선거는 오는 27일 서울 마포구 백범로 '케이터틀-구 거구장'에서 (사)대한노인회 중앙회 선거관리위원회 주관으로 치른다.

입후보자 등록은 21일 오후 5시에 마감했다. 입후보자 자격이 만 65세 이상인만큼 건강진단서와 청력검사에 '합격'이 아닌 경우에는 별도의 청력(데시빌) 검사 수치표를 추가 제출해야 한다. 선거 기탁금은 2000만원이며, 선거운동기간은 후보자 등록이 끝난 때부터 선거일 전일(26일)까지다.

기호 추첨에서 1번은 오제세 후보로 결정됐다. 오 후보는 4선 의원 출신으로 국회 보건복지위원장을 지냈다. 이후 노인회 수석부회장을 역임했으며 노인문화증진센터 설립을 약속했다.

기호 2번은 이중근 부영그룹 회장이다. 2017년 회장에 당선된 이후 3년 동안 재직했던 이 후보는 노인회 조직 재건을 내세우며 재도전에 나섰다. 최근 직원 1명당 출산장려금 1억원을 지급해 화제가 된 이 후보는 재직 중 무주노인교육원을 노인회에 기증하기도 했다.

기호 3번은 김호일 현 회장. 재선을 노리는 김 후보는 다시 회장에 당선되면 대한노인회법을 반드시 통과시켜 국비 조달을 지금보다 쉽게 해 노인회 조직을 활성화 시키겠다고 했다. 시도 연합회장들과의 갈등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수사 등이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기호 4번은 이규택 전 의원. 이 후보는 4선 의원 출신으로 한나라당 원내대표를 지낸 정치인이다. 노인복지청 신설 운동을 해왔다.

선거 일정이 확정되자 시민사회계는 노인회 내부 갈등 종식을 통한 정상화와 공명선거를 촉구하고 나섰다.

시민단체인 공공정책시민감시단 강세호 대표는 "현 회장이 노인회 조직을 독단과 파행으로 운영한다는 불만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오는 27일 선거는 공명정대하고 투명한 절차로 진행되어 신뢰할 만한 지도자가 선출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회장 입후보자와 유권자 사이의 금품거래 사전 차단 등 공명선거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현 회장에게 비우호적인 대의원을 제명시킨 것은 27일 선거에서 유리한 고지를 점령하려는 일종의 사전 선거운동으로 보일 수 있다. 분란을 줄이려면 지금이라도 시도 연합회장에 대한 징계 철회를 고려해아 한다"고 강조했다.

연합회장 등이 법원에 신청한 효력정지 가처분 결과도 노인회장 선거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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