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주들 처한 현실, 듣는것만도 고마워해…개선책 마련
"영등포가 고민하는 상황, 다른지역도 다르지 않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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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월 서울 영등포구에서는 의미있는 행사가 열렸다. 어느 동네에나 흔히 있는 노래방 주인들의 애로사항을 듣는 자리였다. 영등포구의회를 비롯해 구청, 경찰서 관계자들이 모였다. 노래방 업주와의 간담회 자리는 드문 사례여서 관심을 끌었다. '단속이나 하는…' '갑의 위치에 있는 양반들이 우리 하소연을 듣는다니…' 적쟎게 놀랐을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인지 대한노래연습장업협회 관계자 등 30명 이상이 참석했다.
행사를 준비한 박현우 영등포구 의원은 "지역구에 노래방이 많은 편인데 '주폭' 때문에 노래방 종사자들이 괴로워 하는 현실을 알게 됐다. 술 판매를 강요하고, 심지어는 접대부까지 요구하다가 주먹을 휘두르는데 이로 인한 공포가 이만저만이 아니다는 하소연 이었다. 노래방 종사자도 우리 주민이며 민원인"이라며 "무슨 방법이 없을까 고민하다가 간담회를 떠올렸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종사자들은 취객의 폭력, 노파라치 행위(악의적인 불법영업 신고) 등으로 합법적인 영업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분쟁이 생기면 주로 노래방 종사자만 행정처분을 받는 현실을 토로했다. 한 업주가 자신이 몸소 겪었던 사건에 대해 발언하자 참석자 모두가 크게 놀랐다. 술과 접대부를 요구하는 취객에 거부의사를 표하자 막무가내로 유리병으로 자신의 얼굴을 강하게 가격했다는 것이다. 이 업주는 목 둔부를 맞아 하마터면 큰 일 날뻔했다며, 생명의 위협까지 느꼈다고 한다. 이 업계에는 여성이 많은데 여성들에게는 이러한 현실이 무한 공포로 다가온다고 했다.
"노래방은 영등포구 뿐만 아니라 전국 여기저기에 많습니다. 일부 몰지각한 취객의 행패와 노래방 종사자들이 겪는 현실은 전국적인 문제이고 언제든 폭발해 대형사건으로 번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박현우 의원은 당시 분위기를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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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 응한 박현우 의원은 지난 2월 윤석열 대통령의 민생토론회 사례를 꺼냈다. 한 자영업자가 청소년이 고의로 속여 술과 담배를 판매하다가 적발됐을때 불합리한 행정처분을 많이 받는다는 현실을 고발했다. 이에 윤 대통령은 한마디로 "정의롭지 못하다"고 답했다. 3시간만에 대통령 지시 공문이 지자체에 전달됐고 업주들에게 CCTV, 신분증 위조 등 충분한 소명기회가 주어지는 계기가 됐다. …
박현우 의원은 "간담회에 참석한 많은 노래방 업주는 그들의 애로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고마워했다. 실제로 영등포구청과 경찰서도 간담회 이후 억울한 업주들이 소명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다. 적법한 영업을 하려는 업주가 법의 사각지대에서 공정하지 못한 상황에 처하게 되는 악습을 이제는 끊어내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며 "이렇게 노래방이 처한 현실과 고민이 단지 영등포만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사회의 현실 일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