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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 공모주 시장 과열 ‘주범’ 공모주펀드 재간접투자 규제 검토 착수

금융위, 공모주 시장 과열 ‘주범’ 공모주펀드 재간접투자 규제 검토 착수

기사승인 2024. 07. 31. 1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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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모주펀드 통한 중복청약이 공모가 끌어올려
기관투자자간 형평성 문제에 일반투자자 손실 우려도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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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위원회
공모주 시장 과열 주범으로 꼽히고 있는 공모주펀드의 재간접투자와 관련해 금융당국이 규제 여부를 들여다보고 있다.

기관투자자가 참여하는 공모주펀드가 다시 다른 공모주펀드에 투자해 공모주 청약에 참여하면 중복 청약이 되고, 결국 다른 기관투자자가 받아야 하는 배정규모가 줄어드는 부작용이 발생한다. 게다가 중복청약으로 공모가가 과열되면 추후 일반투자자의 투자 손실로도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이 금융당국이 공모주펀드의 중복청약을 규제하려는 이유다.

다만 공모주 시장 위축 등의 영향도 있어 금융당국의 고민이 커지는 모습이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공모주펀드가 다른 공모주펀드에 투자하면서 중복 청약하는 것을 규제하는 방안에 대한 검토를 착수했다.

사실 공모주 중복 청약 문제는 지속 제기돼 왔다. 금융투자협회는 지난해 7월 '허수성 수요예측 참여 금지' 규정을 만들어 기관투자자는 고유재산으로 청약에 참여하는 경우 자기자본 내에서, 위탁재산으로 참여할 때는 자산 총액 범위 내에서 수요예측에 참여할 수 있도록 의무화했다. 그동안은 자산규모에 관계없이 제한없는 청약을 할 수 있었다.

이에 운용사들은 자기 자금을 투자일임회사에 맡겨 운용사와 투자일임회사가 함께 청약에 참여하는 편법을 찾아냈고, 한술 더 떠 공모주펀드에 들어온 자금을 다른 공모주펀드에 투자하는 재간접펀드를 만들어 중복 청약하는 꼼수를 썼다.

공모주 투자는 공모주를 청약해 배정받은 후 상장 첫날 매도를 하면 대부분의 경우 수익을 거두었기 때문에 일반투자자는 물론 기관투자자에게도 큰 인기를 끌고 있는 투자 방식이다.

이에 일반투자자들은 한 주라도 더 받기 위해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아 청약에 참여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기관투자자들은 그동안 자금이 없어도 청약에 참여할 수 있었기 때문에 터무니없는 수량을 청약하는 경우가 많았다.

과열된 수요예측은 공모가를 끌어올리고, 상장 첫날 공모주를 매수한 일반투자자들이 손해를 보는 경우도 부지기수였다. 또 기관투자자 사이 형평성 문제도 제기되는 데다, 펀드 자금의 몇 배를 중복 청약하면서 기관투자자 역시 손실에 직면할 수 있다.

이에 금융투자협회 차원에서 허수성 수요예측 참여 금지와 함께 올해 2월에는 투자일임회사를 통한 중복청약도 금지했지만, 공모주펀드를 통한 재간접펀드가 기승을 부리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운용자산이 100억원인 A공모주펀드가 공모주 대금 납입을 위한 10억원은 펀드에 남겨두고, 나머지 90억원을 B공모주펀드에, B공모주펀드는 80억원을 C공모주펀드에 투자하면, A펀드는 100억원이 아니라 270억원(100+90+80)을 청약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이 때문에 금융위는 공모주펀드의 재간접펀드를 통한 중복청약을 규제할 수 있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이다. 금융투자협회는 금융위에 재간접까지는 허용하되 재재간접, 재재재간접으로 가는 다단계구조는 막자는 의견을 제시했고, 금융위는 협회의 의견을 참고해 규제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운용회사 손익이 줄고 공모주시장도 위축될 수 있어 쉽게 결정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선 중소형 운용사들의 공모주투자에 대한 수익의존도가 높아 규제 강도에 따라 적자로 돌아서는 운용사도 많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공모주는 항상 돈을 벌며, 따라서 최대한 물량을 확보하는 것이 이익이라는 믿음이 있는 한 어떤 규제도 효과를 거두기 힘들다"고 말했다. 한 자산운용사의 대표는 "공모주 청약시장이 과열됨에 따라 운용사가 운용능력을 키우기 보다는 공모주를 최대한 많이 받기 위한 방법을 찾는데 몰두하고 있다"며 "공모주 중복청약에 대한 규제와 함께 단기 시세차익을 노리는 일반투자자들의 주의도 필요하다"며 조속한 규제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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