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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찰보다 수배범검거…기동순찰대 ‘특진’에 초심 잃었다

순찰보다 수배범검거…기동순찰대 ‘특진’에 초심 잃었다

기사승인 2024. 07. 04.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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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거실적 올리려 도보순찰 '소홀'
4개월 만에 경감에서 경정 승진 대상
경찰청 "공적에 따라 판단할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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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동기 범죄와 가시적 치안활동 강화를 위해 조직한 경찰 '기동순찰대'가 수배범 검거에 열을 올리면서 본연의 기능에 소홀해졌다. 도입 초기 주민 안전을 위한 도보순찰과 묻지마 범죄 예방에 전념했던 기동순찰대였지만 '특별 승진'을 위한 검거 실적이 중요해지면서 상대적으로 지역 순찰을 등한시한다는 지적이다.

4일 경찰청에 따르면 기동순찰대는 현재 전국 28개대 2668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범죄통계, 범죄위험도 예측·분석시스템(Pre-CAS), 지리적 프로파일링시스템(Geo-Pros) 등 치안데이터 분석을 바탕으로 치안수요에 맞춰 전국에서 임무를 수행 중이다.

경찰은 이달 특별승진 대상자 평가를 앞두고 기동순찰대에서도 '성과우수자'와 '베스트팀'을 선발한다. 성과우수자와 베스트팀은 '특별 승진 대상자'로 이름을 올릴 수 있다.

경찰은 지난 2월 26일부터 6월 30일까지 공적기간을 설정해 이 기간 기동순찰대 인원들의 공적을 토대로 성과우수자와 베스트팀을 뽑기로 했다. 하지만 선발 기준에 정성평가 중 검거사례가 포함되면서 기동순찰대가 기존의 역할인 도보순찰과 묻지마 범죄 예방보다는 수배범 찾기에 열을 올린다는 의견이 잇따라 나오기도 했다.

기동순찰대는 빠른 초동대응이 목표다. 승합순찰차를 이용해 주요 거점을 설정하고 거점 근무자를 배치한 뒤 나머지 인원은 주변을 도보순찰하는 시스템으로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특진 때문에 기동순찰대의 당초 설립목적인 예방순찰이 소홀해졌고 검거실적을 올리는데 주력하고 있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찰 관계자는 "지금 기순대는 팀 특진 때문에 예방순찰은 전혀 하지 않고 실적 올리는 데에만 열을 올리고 있다"고 귀띔했다. 또 다른 경찰관은 형평성문제도 제기했다. 이 경찰관은 "4개월 공적으로 팀 전체를 특진시킨다는 것은 어처구니 없다"며 "경감 승진한 지 1년도 안됐는데 팀 특진에 따라 경정이 된다면 동료들이 느끼는 상실감이 상당할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경찰청 관계자는 "특진 기간의 적정성은 동일 기능에 동일한 잣대를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본다"며 "기동순찰대와 지역경찰 모두 동일한 기간을 기준으로 특진 심사가 이뤄진다. 모두 최일선에서 일하는 대표적인 현장 경찰들로, 공적기간 역시 동일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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