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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 신 보안법 첫 적용, 6명 체포

홍콩 신 보안법 첫 적용, 6명 체포

기사승인 2024. 05. 29.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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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버 검열 동원 우려 마침내 현실
톈안먼 집회 활동가 대상
홍콩 당국은 당연히 적법 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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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일 홍콩 경찰에 체포된 쩌우싱퉁 씨. 홍콩 보안법 첫 적용 대상이 됐다./홍콩 싱다오르바오(星島日報).
홍콩 경찰이 새로 도입된 홍콩 국가보안법(홍콩 보안법)을 최초로 적용, 선동적 내용의 게시물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게재한 혐의로 톈안만(天安門) 사태 추모 시위를 수십년 동안 주최해온 활동가 등 6명을 28일 체포했다. 법이 사이버 검열에 동원될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드디어 현실로 나타났다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9일 전언에 따르면 덩빙창(鄧炳强) 홍콩 보안국 국장은 톈안먼 사태 관련 집회의 배후 단체 전 지도자 쩌우싱퉁이 5명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페이스북 페이지를 사용, 익명으로 게시물을 게시했다면서 전날 경찰이 이들을 체포한 사실을 밝혔다. 그의 발표에 따르면 경찰은 이들의 행위가 지난 4월 시작됐다면서 용의자들이 민감한 날짜를 노렸다는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보인다.

홍콩 경찰은 이들이 올린 게시물의 내용을 자세히 밝히지는 않았다. 그러나 페이스북 페이지가 4월 30일 톈안먼 사태 35주년을 기념하기 위한 일련의 게시물을 게재하기 시작했다고 전한 사실을 상기하면 이들이 체포된 이유는 의문의 여지가 없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덩 국장이 이 단체가 중국과 홍콩 정부, 사법부에 대한 불만과 증오를 선동하기 위해 이 게시물을 만들었다고 주장한 사실을 상기하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이번 사태로 볼 때 앞으로 중국과 홍콩, 마카오 등 중화권 지역에서 조금이라도 반중 성향이 농후한 게시물을 SNS에 올리거나 중화권에 대한 적대적 행동에 나서는 이들은 언제든 전격 체포되는 불이익을 감수하지 않으면 안 될 것으로 보인다. 덩 국장이 "홍콩이 최근 안정과 번영을 되찾기 시작했다. 그러나 경계를 늦출 수는 없다. 우리는 여전히 국가 안보 위험에 직면해 있다"고 강조한 사실은 이로 보면 공연한 엄포가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문제는 오는 7월 1일부터는 중국에서도 모든 입국자의 휴대전화와 컴퓨터가 검문 대상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이 아닐까 싶다. 재수가 나쁠 경우 진짜 체포되는 횡액을 감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최악의 경우 재판에 넘겨져 수형 생활을 할 수도 있다.

중국은 지난해 7월부터 기밀 정보 및 국가안보·이익에 관한 문건과 데이터에 대한 정탐과 취득, 매수, 불법 제공 등을 간첩행위에 추가한 '반간첩법' 개정안을 시행하고 있다. 그런데 올해 7월 1일부터는 이 법의 집행 절차를 구체화한 '국가안전 기관 행정 집행 절차에 관한 규정'과 '국가안전 형사사건 처리 규정'들이 시행에 들어간다.

이 규정들에는 진짜 국가안전 기관이 법에 따라 개인과 조직의 전자장비, 시설 등에 대한 검사에 나서는 것이 가능하다는 내용이 담겨 있다. 중국에 입국하는 모든 여행객이 휴대전화나 컴퓨터 검문을 받을지도 모른다는 우려가 확실히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물론 담당 기관인 국가안전부는 최근 웨이신(微信·위챗) 계정을 통해 "그것은 황당무계한 얘기"라면서 "일부 해외 반중 세력이 퍼트린 유언비어"라는 입장을 나타내기는 했다.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검사하는 조건과 대상, 절차가 무작위가 아니라 모두 명확하다는 얘기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도 법규와 규정들을 보면 국가안전 기관은 법에 따라 방첩 업무를 수행해야 할 뿐 아니라 직원들은 방첩 업무와 무관한 상황에서 자의적인 검사에 나설 수 없다고 돼 있다. 또 검사 대상이 군사 금지구역과 비밀 취급기관 등을 몰래 촬영하는 등 간첩 행위 혐의자로 일반 입국자는 해당되지 않는다. 이외에 휴대전화 검문 절차와 관련해서는 시(市)급 이상 국가안보 책임자의 승인도 필요하다고 돼 있다.

그럼에도 보안법에 의해 최초로 체포된 6명의 사례로 볼 때 일반인들도 안심하기는 이르다고 해야 한다. 법과 규정의 잣대가 탄력적일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을 감안할 경우 정말 그렇다고 해야 한다. 중국을 비롯한 중화권에서는 이제 누구라도 행동거지를 조심하지 않을 경우 전혀 예상치 못하게 당할 횡액을 각오해야 하지 않을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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