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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중 외교장관 회담 예상대로 팽팽한 설전

미중 외교장관 회담 예상대로 팽팽한 설전

기사승인 2024. 04. 26. 1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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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링컨은 과잉생산 멈춰라 권고
왕이는 내정간섭 그만 강조
中 과잉생산, 남중국해 등 문제는 악재
지난 24일부터 방중에 나선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王毅) 중국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이 26일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양자 회담을 갖고 양국 간 현안을 논의했으나 상당 현안들에 대한 의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당초 예상대로 접점을 찾지 못한 채 팽팽한 설전을 이어갔다는 얘기가 될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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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부 장관과 왕이 중국 정치국 위원 겸 외교부장(중앙외사공작위원회 판공실 주임 겸임)이 26일 회담에 앞서 악수를 나누고 있다./신화(新華)통신.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에 따르면 왕 위원 겸 부장은 이날 회담의 모두 발언에서 우선 "중미 관계가 안정을 되찾아가고 있다. 그럼에도 부정적 요인들은 계속 쌓여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미국과의 갈등 국면으로 미끄러져 들어간다면 모두가 패자가 되는 상황이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바로 블링컨 장관을 향해 "우리는 미국에 중국 내정에 간섭하지 말 것을 요청한다"고 대놓고 촉구하면서 시작부터 팽팽한 기싸움을 이어갔다. 이에 대해 블링컨 장관은 "우리는 오판을 피해야 한다"고 전제한 후 "대면 외교는 대체할 수 없다"면서 전화나 영상통화가 아닌 직접적 만남을 통한 회담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러면서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 미중 군사관계, 인공지능(AI) 리스크 등에 대한 언급을 통해 "미국과 중국이 합의에 진전을 이룰 수 있기를 바란다"고 첨언했다.

지난해 6월 이후 10개월 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블링컨 장관은 지난 24일부터 이틀 일정으로 상하이(上海)를 방문, 천지닝(陳吉寧) 서기를 만난 데 이어 왕이 위원 겸 부장과의 회담을 위해 25일 베이징에 도착했다.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을 종합하면 블링컨 장관은 양자 간의 짧은 모두 발언 직후 곧 비공개로 진행된 이날 회담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총서기 겸 국가주석이 지난해 11월 정상회담에서 합의한 사항인 펜타닐을 비롯한 마약 대응과 양국 군사 소통, 인공지능(AI) 안전, 인적 교류 문제 등과 관련한 이행 상황을 점검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중국 측에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와 홍콩 등의 인권, 불공정 경제 및 무역 관행, 과잉 생산, 대만과 남중국해 문제 등에 대한 우려를 명확하고 솔직하게 제기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외교부와 왕 위원 겸 부장 역시 만만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뉴스 브리핑을 통해 블링컨 장관이 공세를 펼 것으로 예상되는 대만 및 남중국해 문제, 무역 불균형 상황, 인권 탄압 의혹 등 거의 모든 이슈에 대해 자국의 반박 입장을 미리 소개하면서 물러서지 않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볼 때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블링컨 장관은 왕이 위원 겸 부장과의 회담에 이어 시 주석을 예방할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으나 일정이 완전히 확정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설사 만나더라도 일정이 촉박한 탓에 바이든 대통령의 인사만 전할 정도로 짧은 만남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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