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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재호의 줌인골프] 마스터스와 아멘 코너

[정재호의 줌인골프] 마스터스와 아멘 코너

기사승인 2024. 04. 04. 1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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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 보비 존스가 설립한 명인 열전
아멘 코너와 유리알 그린 공략 관건
니클라우스, 통산 6회 최다 우승
GOLF-MASTERS/ <YONHAP NO-2086> (REUTERS)
타이거 우즈가 지난 2019년 4월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뒤 전년도 우승자 패트릭 리드가 주는 그린재킷을 입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모든 프로 골퍼들의 꿈의 무대로 통하는 마스터스 토너먼트는 보비 존스(1902∼1971)가 설립한 대회이다. 아마추어 골프 챔피언 존스는 1930년 한 해에 4대 메이저대회를 모두 우승하는 캘린더 그랜드슬램을 달성한 유일한 골퍼다. 그리고 그해 11월 그는 28세의 젊은 나이로 전격 은퇴를 선언했다.

최전성기 때 스스로 물러난 존스는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을 지었다. 1933년 개장한 이 골프장은 1934년부터 존스와 투자은행가 클리퍼드 로버츠가 힘을 합쳐 창설한 마스터스를 개최하고 있다. 다른 메이저대회와 달리 항상 같은 장소에서 열리는 마스터스는 올해 88회째를 맞는다. 4대 메이저대회 중에서도 왕중왕전이자 명인 열전으로 불릴 만큼 선수들에게 꿈의 무대로 자리 잡았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코스는 그린 지하에 있는 관리실에서 토양의 온도, 습도, 산소량 등을 조절하는 등 코스관리가 철저한 것으로 유명하다.

마스터스하면 마의 아멘 코너를 빼놓을 수 없다. 대회 코스 중 11번 홀(파4)·12번 홀(파3)·13번 홀(파5) 등 3개 홀을 지칭한다. 아멘 코너는 선수들이 기도하며 지나간다는
뜻을 담고 있을 만큼 난이도가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된 것은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 기사였다. 작가 허버트 워런 윈드가 1958년 4월 21일 그해 마스터스에 대한 글을 쓰면서 야구의 핫코너(3루) 같이 쉽고 기억하기 쉬운 문구를 처음 적용했다.

아멘 코너는 코스 가장 안쪽을 시계 방향으로 돈다. 11번 홀은 페어웨이 왼쪽에 위치한 워터 해저드가 위협적으로 다가온다. 1956년 대회 평균 타수가 4.644타까지 치솟은 적이 있을 정도도 까다롭다는 평가다. 12번 홀은 래의 크릭이라는 개울에 3개의 벙커가 그린을 철통같이 엄호하고 있다. 그린 주변에 해저드와 벙커도 있는 데다 바람을 계산하기 어려워 많은 골퍼들이 애를 먹는다. 아멘 코너의 마지막인 13번 홀은 약 1600그루의 철쭉이 심겨져 있고 코스 거리가 계속 늘어나는 추세다. 페어웨이 왼쪽을 따라 크릭이 흐르다가 그린 앞을 가로지르고 오른쪽에는 무성한 숲이 시야를 가린다.

아멘 코너의 저주에 운 대표적인 선수는 로리 매킬로이(35·북아일랜드)다. 그는 2011년 4타 차 선두로 맞은 4라운드 아멘 코너에서 헤맨 결과 무려 8오버파를 치면서 공동
15위까지 추락했다. 2016년 조던 스피스(31·미국)는 최종일 아멘 코너에서 공이 두 차례나 물에 빠지면서 4타를 까먹고 다 잡았던 우승컵을 놓쳤다.

그린 스피드도 변수다.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의 그린은 워낙 빨라 유리알이라고도 불린다. 잔디를 아주 짧게 깎아 그린 표면이 매끄럽기 때문에 속도 조절이 어렵다. 그린스피드는 평균 4m를 유지하고 최대 4.5m까지 높아질 때도 있으며 체감 스피드는 더 빠르게 느껴진다. 결국 아멘 코너와 유리알 그린을 잡는 선수가 꿈의 그린재킷을 차지할 수 있다.

그동안 마스터스는 많은 전통을 쌓았다. 1949년 이후 마스터스 우승자에게는 그린재킷이 수여된다. 원래 녹색의 정장 상의는 오거스타 내셔널 회원들이 클럽 내에서 입는 공식 복장으로 각 마스터스 우승자는 클럽의 명예회원이 된다.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82승에 빛나는 샘 스니드가 1949년 생애 첫 마스터스 우승을 차지한 뒤 마스터스 챔피언 최초로 그린재킷을 입었다.

역대 마스터스 최다 우승자는 전설 잭 니클라우스로 1963~1986년 사이 6번이나 그린재킷을 차지했다. 이어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는 1997년과 2019년 동안 이곳에서 5승을 거뒀다. 올해 마스터스는 10일(현지시간) 미국 조지아주 오거스타 내셔널 골프클럽에서 개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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