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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석 당락’ 겁박한 의협회장

‘20~30석 당락’ 겁박한 의협회장

기사승인 2024. 03. 28.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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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현택 회장 "정당에 궤멸 수준 타격"
국민 목숨 이어 표심 놓고 협박
공수처 찾은 의협, 조규홍 복지부 장관·박민수 .
임현택 대한의사협회 신임 회장.겸 대한소아청소년과의사회장. 임 회장이 지난 19일 정부과천청사 공수처를 방문해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박민수 차관을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혐의" 고발장을 들어 보이고 있다. /연합뉴스
임현택 신임 대한의사협회장이 환자를 볼모로 총선을 눈앞에 둔 정치권과 정부를 협박했다. 환자의 생명을 담보로 정부의 의료개혁을 반대해 오던 임 회장이 이제는 환자의 마음까지 좌우할 수 있다는 오만함이 묻어나는 언론 인터뷰를 한 것을 두고 비난이 빗발치고 있다. 박민수 보건복지부 제2차관은 의료 대란 사태는 '국민과 특권적 의사집단 간 싸움'이라고 정의했다.

임 회장은 28일 한 언론 인터뷰에서 "의사들은 환자들을 수도 없이 만나기 때문에 더 큰 표심을 좌우할 수 있고, 의협 손에 국회 20~30석 당락이 결정될 만한 전략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임 회장은 "최우선 과제는 의대 증원과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문제 해결이다. 정부·여당의 태도에 따라 다양한 수단으로 타격하겠다"며 "의사에게 가장 모욕을 주고 칼을 들이댔던 정당에 궤멸 수준 타격을 줄 수 있는 선거 캠페인을 진행할 것"이라고 당정을 협박했다.

임 회장은 이미 공천장을 받은 안상훈 전 대통령실 사회수석, 김윤 서울의대 교수를 거론하며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두 사람의 공천을 취소해야 할 것"이라고 으름장을 놨다. 임 회장은 두 후보를 정부의 '의대 2000명 증원' 논리를 만든 인물로 지목한 것이다.

임 회장은 의협 회장 선거 당시 목소리를 높였던 총파업과 관련해서도 "법적 검토를 마쳤다"며 전공의나 교수, 학생 중 하나라도 민형사상 불이익이나 행정처분을 받는 불상사가 벌어진다면 전 직역을 동원해 가장 강력한 수단을 사용해 총파업을 시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임 회장의 정부와 여야에 날을 세운 이 같은 발언은 의정간 대립 장기화로 환자들의 고통이 가중되는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전공의에 이어 의대교수들까지 의료 현장을 벗어난 지금 이시간엔 중증환자들마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하루하루 위태로운 삶을 이어가고 있다.

의료대란 여파로 암수술이 무기한 연기된 A씨(53)는 "병원 측에선 사태가 해결되면 즉각 수술 일정을 잡아주겠다고는 하지만 전공의에 이어 주치의(교수)까지 이탈해 무척 당혹스럽다"며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원만한 협상을 이끌어내야 할 의협이 정치 논리로만 접근하는 듯해 허탈하고 화도 많이 난다"고 말했다.

박 차관도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켜내고자 하는 것을 의정 갈등이라고 표현하는 것은 맞지 않다"며 "이것은 국민과 국민에 특권적인 의사집단 간의 싸움"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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