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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인터배터리 12만명 인파가 의미하는 골든타임

[여의로] 인터배터리 12만명 인파가 의미하는 골든타임

기사승인 2024. 03. 13. 17: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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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소연
지난 6~8일 서울 코엑스 행사장 전체를 빌린 '인터배터리' 현장은 개막 직전부터 인산인해였다. 업계 관계자들로 만은 메울 수 없는 인파였다. 대학생 및 취업 준비생들도 쉽게 눈에 띄었다. 참관객들은 LG에너지솔루션, SK온, 삼성SDI 등 국내 대표 업체들의 부스에서 전문용어로 무장한 직원들의 설명을 진지하게 듣기도 했다. 이차전지가 범국민적으로 관심을 얻고 있다는 점이 실감 나는 현장이었다.

이차전지는 그야말로 차세대 수출 동력으로 떠오른 품목이다. 지난해 수출에서 선박, 차부품, 디스플레이 등의 수출에 버금가는 수준으로 성장하면서 산업계에서 존재감을 넓히고 있다.

그런 유망주지만 속내를 들여다보면 여기저기서 왕관의 무게를 버거워하는 불안감이 감지 된다. 대표적으로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변화 가능성과 연말 대선 시 트럼프 전 대통령이 다시 집권하게 되면 전기차 확대 기조가 바뀔 수 있다는 점이 그렇다. 가장 큰 시장인 대미국 전략을 다시 세워야 한다는 뜻이다. 또한 배터리 소재에 사용되는 주요 핵심광물을 중국에 의존하고 있는 문제도 있다. 이뿐만 아니라 중국 업체들의 배터리굴기도 무섭다. 지난해 1~11월 중국을 제외한 세계 시장에서 한국 배터리 시장 3사의 합산 시장 점유율은 48.5%로 5.4% 하락했지만, 중국 최대 배터리사 CATL의 점유율은 전년보다 5%포인트 이상 확대돼 27.7%를 기록했다.

전문가들마저 미국 대선 결과와 그 이후의 정책처럼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에 기업이 적절한 대응을 하기에는 쉽지 않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러면서도 하나 확실한 점은 장기적으로는 전기차 시장이 지금보다 확대될 것이라는 점이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기술개발(R&D)에 더 많은 투자가 진행돼야 하지 않을까. 반도체 산업에 주로 적용됐던 용어인 초격차의 기술력이 배터리 산업에도 시급하다. 업계에서는 고급 제품은 한국이 주도하고 저가는 중국이 주도한다고 보고 있지만, 중국업체들이 기술력을 높이면서 중간 가격 시장으로 점차 진입하는 점을 심각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면 우리는 중국이 따라올 수 없는 더 높은 수준의 기술력을 갖추는 데 힘써 외부변화에 흔들리지 않는 체력을 만들어 놔야 하지 않을까.

그런 점에서 최근 정부와 배터리 업계가 전고체 배터리 등 차세대 배터리 개발을 위해 투자 방안을 논의한 것은 그나마 긍정적인 움직임이다. 정부는 2028년까지 차세대 배터리 유망 기술 개발을 추진하기 위해 1172억3000만원을 지원한다고 밝혔다.

한국이 세계 선두를 차지하고 있는 업종은 반도체, 조선 등 손에 꼽는 수준이다. 배터리가 그러한 지위를 차지하기 위해서는 지금이 골든타임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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