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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조용한’ 100일…경영 연속성·상생 강화

양종희 KB금융 회장의 ‘조용한’ 100일…경영 연속성·상생 강화

기사승인 2024. 02. 28. 1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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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카리스마로 '거화취실 경영'
디지털 역량 키우고 직원소통 집중
'5조 클럽' 도약·리스크 관리 숙제
부코핀 정상화·비은행 강화도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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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카리스마로 새로운 색을 입혀가는 과정이다." 취임 100일을 맞은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에 대한 금융권의 평가다.

적극적으로 대외활동에 나서며 모습을 드러내기보다는 묵묵히 자신만의 경영스타일을 수립하며 양종희식(式) KB 체제를 만들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윤종규 전 회장이 인수합병(M&A) 전략을 펼치며 공격적인 카리스마를 보여준 것과는 결이 다르다. 불확실한 경영환경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실리를 추구하고 있는 모습이다. 화려함은 멀리하고 실리를 추구하는 '거화취실(去華就實)' 경영 행보다.

양 회장의 행보는 조용하지만 확실한 방향성을 보인다. 정부 기조에 맞춰 상생금융에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역량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을 키우고 있다. 직원들에게는 소탈한 모습을 보이며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 양 회장의 과제도 명확하다. 지난해 아쉽게 달성하지 못했던 '5조 클럽'으로의 도약을 이끌어야 한다. 이를 위해 글로벌 수익을 확대하고 비은행 부문 강화 등도 추진해야 한다.

28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21일 임기를 시작한 양 회장은 취임 100일을 맞았다. 양 회장은 이날 오후 유튜브를 통해 직원들과 소통하는 '타운홀미팅'을 진행했다.

양 회장은 회장이 된 이후 직원들과의 소통에 적극 나서고 있다. 신년사를 통해 직원에게 자긍심과 꿈을 줄 수 있는 회사를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히기도 했는데, 그 일환으로 소통을 이어가고 있다는 분석이다. 양 회장은 지난 설 명절을 앞두고 사무실을 돌아다니며 직원들에게 명절 인사를 건내기도 했다.

양 회장은 지난 100일 간 '상생금융'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왔다.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ESG본부를 ESG상생본부로 확대 개편하며 상생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다.

취임 후 첫 대외활동 역시 기부 활동이었다. 지난해 12월 1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개최된 '사랑의열매'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주관 '희망2024나눔캠페인' 출범식에 1호 법인 기부자 대표로 참석해 성금을 전달한 것이다. 기부액은 전년 대비 두 배 늘린 200억원이었다.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을 위한 이자 캐시백을 시작으로 총 3721억 원 규모의 민생금융 지원을 시행한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은행권 내 최대 규모다.

KB금융은 지난달 '청년들의 건강한 아침밥' 확산을 위한 '1000원의 아침밥' 사업에 동참하기도 했다.

디지털 역량 강화도 양 회장이 취임 이후부터 꾸준히 강조해 온 분야다. 그는 "IT와 디지털은 더 이상 은행의 비즈니스를 지원하는 수단이 아니라 은행의 비즈니스를 최전선에서 이끌어 나가야하는 핵심 부문"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그 일환으로 '디지털 부문'을 신설하고 산하에 DT본부와 AI본부를 배치했다. 내부통제 시스템과 프로세스 전반의 디지털화도 추진한다.

글로벌 사업에도 힘을 싣고 있다. 조직개편을 통해서 '글로벌 부문'을 지주 전담조직으로 전환했으며 조직도상 최앞단에 배치했다. 전략적 목표의 우선 순위를 명확히 했다는 설명이다. 양 회장의 첫 해외 공식 일정은 지난 23일 열린 캄보디아 KB프라삭은행의 출범 행사 참석이었다.

이제 첫 발을 뗀 양 회장의 앞에는 과제도 많다. 지난해 탈환한 '리딩 금융그룹' 위치를 지켜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수익성 개선을 통해 성장을 이어가야 한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달성하지 못한 순이익 '5조원'을 넘기는 것도 양 회장의 과제로 남아있다. 국민은행의 인도네시아 자회사 부코핀은행의 정상화도 이끌어야 한다. KB금융이 타 금융그룹 대비 글로벌 부문이 약하다는 평가를 받는 만큼 부코핀은행의 정상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필요가 있다.

그룹 내 KB증권과 KB손해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의 경쟁력을 강화하는 것도 핵심 과제 중 하나다. 상생금융을 지속하면서 리스크관리도 강화할 필요성도 있다.

KB금융 관계자는 "(양 회장이) 부회장 시절부터 업무를 봐 왔던 만큼 연속성 있는 경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특히 취임하면서 강조했던 상생경영과 글로벌, 디지털에 대해서는 꾸준히 강조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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