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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포커스] SK이노, 체질개선 가속화… ‘영업익 3조’ 회복 나선다

[아투포커스] SK이노, 체질개선 가속화… ‘영업익 3조’ 회복 나선다

기사승인 2024. 02. 1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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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터리 산업 강화·조직 최적화 집중
자회사 새 사장 배치 등 역량 재정비
SK온, 美 시장 핵심원료 공급 추진
탈탄소·친환경 부문도 성장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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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기침체와 급변하는 패러다임 속에서 오히려 기회를 찾고 성장을 거듭하는 기업들이 있다. 변화의 흐름을 읽고 대규모 M&A와 선제적 신사업 투자에 나서 이제 그 과실을 수확 중인 기업, 축적해 온 '초격차' 기술력으로 업계를 주도해 온 간판기업들이 주인공이다. 불확실성 속에서 조직을 최적화 해 시너지를 내고, 곳간을 두둑히 해 돌발 리스크에 대비해 온 기업들 역시 장기 불황 속에서 흔들림 없는 모습으로 스포트라이트 받고 있다. 아시아투데이는 위기에 '진짜 실력' 보여주는 기업들을 들여다보고 그 배경과 숨은 저력을 조명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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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투데이 안소연 기자 =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성적표에서 가장 눈에 띄는 건 단연 배터리다. 자회사 SK온의 배터리사업이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하면서 석유화학의 업황 부진을 상쇄했다. 발표 된 올해 총 9조원 규모 시설투자 계획은 어려운 경기 속에서도 배터리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와 자신감을 엿볼 수 있는 방증으로 업계는 이해했다.

배터리 투자가 공격수라면 조직 최적화는 수비수다. 투트랙 전략이다. 투자와 동시에 SK이노베이션은 올해 조직을 개편, 조직간 시너지를 더하고 역량을 재정비 하는 작업에 나선다. 9개 자회사를 운영하는 중간지주회사로서의 매니지먼트 기능을 최대한으로 끌어올려 자원 누수를 원천차단한다는 전략이다. 4조원을 넘보던 영업이익이 지난해 반토막 난 시점에서 내린 결단이다. 올해 증권가 전망치인 2조6000억원대를 뛰어넘는 3조원대 '어닝 서프라이즈'로 이어질 지는 전략의 성공 여부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SK이노베이션의 배터리 자회사 SK온은 미국 음극재 파트너사 웨스트워터 리소스로부터 미국산 천연 흑연을 확보함에 따라 인플레이션감축법(IRA) 대응력을 한층 강화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웨스트워터는 2027년부터 2031년까지 앨라배마주 켈린턴 소재 정제 공장에서 생산한 천연흑연을 SK온 미국 공장에 공급한다. 개발 중인 소재가 특정 조건을 충족하면 사전 협의한 가격으로 구매하는 '조건부 오프 테이크' 계약이다. 북미 전동화 시장 성장 속도에 따라 계약 기간 내 최대 3만4000톤까지 구매할 수 있다.

IRA 규정에 따라 2025년부터 배터리에 들어가는 핵심광물을 외국우려기관(FEOC)에서 조달할 경우 미국에서 전기차 보조금을 받을 수 없다. 음극재 핵심 소재인 흑연은 전 세계 공급망이 FEOC로 규정된 중국 기업들에 완전히 의존하다시피 하는 상황, SK온이 미국 기업과 손 잡으며 공급망 리스크를 줄인 것으로 이해하면 쉽다.

SK이노베이션은 올해 미국 중심의 본격적인 성장을 예고하고 있다. 배터리 사업 부문에서 신규 사이트 가동과 함께 출하량 증가에 따른 성장을 지속하고 원가 경쟁력 강화 및 비용 절감을 통해 수익성을 개선하는 게 목표다.

배터리 뿐이 아니다. 탈탄소와 친환경부문 수확을 기대하고 있다. 올해 SK지오센트릭과 SK엔무브는 사업화 단계에 돌입한 플라스틱 재활용 클러스터 '울산 ARC' 등의 본격적인 성과창출을 위해 전담 체계를 강화했다. 울산에서 짓고 있는 ARC는 세계 최초의 플라스틱 재활용 공장으로, 총 1조8000억원을 투자해 2025년 말 완공할 계획이다.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은 폐자원 기반 원료 업체 대경오앤티에 투자하면서 바이오 항공유 원료 확보 방안을 구체화했다. 항공은 배터리 밀도의 한계와 안정성 문제로 향후에도 액체 연료 사용이 불가피함에 따라 세계 각국이 바이오 연료 등 대안을 찾고 있다. 회사 측은 이번 투자가 바이오 항공유 원료 확보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SK어스온은 올해 1000만 배럴의 원유 생산을 예상하고 있다. 유가를 감안할 때 약 2500억원 의 이익 창출을 예상할 수 있는 수준이다. SK어스온은 지난해 11월 남중국해 북동부 해상에 위치한 17/03 광구에서 원유 생산을 시작해 지난해 11월 유조선에 처음으로 선적 및 출하하면서 자원개발 전문기업으로 거듭났다.

SK이노베이션은 일찌감치 조직개편에 들어간 상태다. 박상규 사장을 신임총괄 사장으로 선임했고 SK에너지와 SK온, SK엔무브, SK트레이딩인터내셔널, SK인천석유화학에 신임 사장을 배치했다. 또한 중간지주회사로서 정예화된 조직을 구성하는 차원으로 전략, 성과, 재무 등 주요 경영관리 기능을 통합한 전략·재무 부문을 만들고 보다 긴밀하게 움직인다.

박상규 총괄사장은 "생존이 위협받는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살아남기 위한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라며 "인풋 대비 아웃풋이라는 효율성 관점에서 전체적인 전략 방향을 재점검하고 경쟁력 강화방안을 도출하자"고 말했다. 이어 "구성원 모두가 비효율적이고 낭비되는 것들을 찾아내 개선해 나가는 노력을 기울여 나가자"고 당부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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