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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우 시민단체 ‘길’ 대표 “송영길 막말 사태는 운동권 전체 문제… 선민의식 과하다”

민경우 시민단체 ‘길’ 대표 “송영길 막말 사태는 운동권 전체 문제… 선민의식 과하다”

기사승인 2023. 11. 20.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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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투TV 특별대담] 민경우 시민단체 ‘길’ 대표
“운동권 출신 정치인 비중 지나쳐… 퇴출시키는 게 맞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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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우 시민단체 길 대표가 20일 유튜브 채널 '아투TV'에서 송규호 젊은시선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아투TV 유튜브 캡처
민경우 시민단제 '길' 대표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을 향한 송영길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막말 논란'에 대해 "운동권 전체의 문제로 보인다"며 운동권 인사들의 선민의식이 지나치다고 평가했다.

민 대표는 20일 유튜브 채널 '아투TV'의 '송규호의 젊은시각'에 출연해 송 전 대표의 발언 문제가 운동권 전체의 문제인지를 묻는 질문에 "전체로 보인다"며 "제가 같이 활동했던 게 있고 그 사람들이 자라 왔던 과정들을 보면 다른 집단이 갖고 있지 않은 특별한 자부심, 선민의식이라고 하는 나쁜 의미의 자부심을 너무 많이 갖고 있다"고 답했다.

민 대표는 이적단체로 분류되는 조국통일범민족연합 남측본부 사무처장 출신으로, '광우병 사태' 이후 진보 진영과 거리를 두다 '조국 사태'를 계기로 보수로 전향을 선언하고 주사파와 운동권을 비판하는 활동을 하고 있다.

민 대표는 '막말 사태'의 원인에 대해 "386들이 평소에 하던 말이 있다. '우리는 민주화 운동을 했으니까 다른 사람하고 (다른) 특별한 사람이다', '우리는 그냥 학문이 아니라 인문학을 한다, 철학을 한다' 이런 선민의식이 있다"며 "두 번째는 강한 진영 논리인데, 한 장관하고 그렇게 척질 이유가 없는데도 그렇게까지 검찰 독재니 검찰 공화국이니 몰아가는 것은 자기를 위협하는 모든 세력을 그렇게 몰아 왔던 전통, 진영 정치 같은 게 있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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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우 시민단체 길 대표가 20일 유튜브 채널 '아투TV'에서 송규호 젊은시선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아투TV 유튜브 캡처
민 대표는 민주당이 한 장관에 대해 가지고 있는 적대감의 이유를 한 장관이 운동권의 입지에 위협이 되기 때문이라고 봤다. 그는 "(운동권에서) 철학, 인문학, 역사를 하는 사람들은 매우 특별한 사람들이다 이런 생각들을 많이 갖고 있었다"면서 "'우리는 다른 사람들이 공부할 때 거리에 나가서 시대와 민족의 양심을 위해 싸웠던 특별한 사람들이야' 이런 판타지와 스토리를 계속 발전시켜 왔고, 그것이 그들의 정치 결사의 기본 핵이 되는 것이다. 그게 무너지면 다 무너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런데 이번에 한 장관이 그것을 계속 건드리는 것이지 않나"며 "토론을 하면 민주화 운동을 했던 사람들이 더 토론도 잘하고 더 성숙하고 어른스러운 모습을 보여줘야 되는데 엉뚱하게 한 장관이 더 잘하니까, 자기 처지에 대한 위협들이 생겨나니까 송 전 대표를 비롯해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이 한 장관에 대한 비정상적인 적개심을 갖고 있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민 대표는 또 "한동훈의 따뜻한 보수 같은 이미지가 민주화 운동의 역린을 건드린 것"이라며 "가난한 사람들의 애정 같은 것은 자기들만 해야 되는 건데, 실제로 자기들은 못하는데 눈앞에서 누군가 하고 있는 것이다. 그것도 우리가 경멸했던 강남 8학군 출신의 엘리트가 그것을 해 버리니까 문제인 것"이라고도 했다.

그러면서 "(운동권이) 더 이상은 한국 사회의 발전에 도움이 안 되는 방향으로까지 온 것"이라며 "지금으로 보면 퇴출시키는 게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정치권에서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의 비중이 지나치다면서 "이번(21대 국회) 국회의원의 70명 정도가 운동권이다. 민주당 국회의원의 30% 정도니까 어마어마한 수치"라고 지적했다. 민 대표는 "학생들이 권력의 중심이 되는 경우는 세계사적으로도 거의 없는 일인데, 그 학생이 정치인의 30%를 차지하고 있다는 건 한국이 지난 30년 간 비정상적인 정치 구조 하에 있었다는 뜻"이라며 "자기들의 비정상적인 정치집단을 합리화하기 위해서 계속 강조하는 게 민주화운동을 성역화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민 대표는 민주화 운동을 했던 자신의 과거에 대해서는 "민주화운동을 했던 것 자체는 틀렸다고 생각하거나 그러진 않는데 어쨌든 우리는 노선과 정세를 잘못 읽었다. 잘못 읽으면서 혁명이 될 것처럼 생각하는 실수를 저질렀기 때문에 그것은 틀린 것"이라며 "틀린 시야들이 너무나 만개해서 '설거지'를 해야 될 상황까지 갔기 때문에 잘못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자신에 대해 국회의원 출마 등 정계 진출이 필요하다는 견해가 나오는 것에 대해서는 "최근에 두 가지 감정이 왔다갔다 하는데, 하나는 언론에서 저를 '영원한 재야'라고 표현한 적이 있는데 그런 말이 너무 듣기 좋아서 그렇게 나올까 그런 생각도 있고, 역할이 주어지면 하겠다 또 그런 생각도 든다"고 모호한 입장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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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우 시민단체 길 대표가 20일 유튜브 채널 '아투TV'에서 송규호 젊은시선 대표와 대담을 나누고 있다./아투TV 유튜브 캡처
이날 대담에서는 민주당 내 '팬덤 정치' 현상에 대한 이야기도 나왔다. 민 대표는 "2009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사망을 계기로 운동권이 직접 민주주의, 촛불 민주주의 이거를 강화한다"면서 "촛불 민주주의라는 게 사실 대의제 민주주의나 정당민주주의랑은 다른 것이다. 그렇게 해서 '거대한 민중이 소수의 기득권을 쓸어버리고 민중이 주인 되는, 평화가 실현되는 사회를 만들자' 이 판타지를 심는데, 이 판타지를 대표하는 사람이 문재인 전 대통령이고 이재명 민주당 대표"라고 진단했다.

그는 "전체적으로 보면 이재명 체제는 2009년 이후로 형성된 '민중이 주인 되는 촛불' 이런 유사 운동권이라고 생각한다. 정당이나 제도나 규칙을 다수의 민중의 힘으로 바꿔 버리겠다는 것"이라며 "이것은 굉장히 적극적인 정치 행태를 넘어서 민주주의 제도 자체를 부정하는 것이다. 이것도 혁명의 일종"이라고 봤다.

이러한 현상으로 인해 당내 계파 갈등이 심화되는 상황과 이후 민주당의 미래에 대해서는 "저는 민주당의 운명을 굉장히 비관적으로 본다. 합리적인 정치 판단이 아니라 심리적 매카니즘이 스스로를 고립시키지 않나"면서 "(차기 총선에서 민주당이 패배하면) 이 대표를 비롯해서 운동권 정치 전체가 위험해지는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 대표는 그러면서 "한 장관의 가능성이나 미래를 굉장히 중시하는 이유는 단순하게 이 대표를 이긴다가 아니라 한국 사회의 미래를 어떻게 개척할 것인가에 대해서 60-70대의 영남의 보수파와 40-50대 운동권이 물러났을 때 이걸 메꿀 수 있는 역량이 있는 사람들이 40-50대 보수 엘리트 층이라고 생각한다. 그게 한 장관 (같은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들이 사회를 장악을 해서 허리가 되고 중추가 되어야만 한국 사회가 건설적으로 (발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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