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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리톤 김기훈 “영국 위그모어홀서 한국 가국 들려줄 것”

바리톤 김기훈 “영국 위그모어홀서 한국 가국 들려줄 것”

기사승인 2023. 10. 25. 1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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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년 BBC 카디프 우승…11월 위그모어홀 데뷔 앞두고 서울공연
영국 위그모어홀 데뷔무대 앞둔 바리톤 김기훈<YONHAP NO-2492>
영국 위그모어홀 데뷔를 앞둔 바리톤 김기훈이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니정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연합뉴스
2년 전 국제 성악 콩쿠르 'BBC 카디프 싱어 오브 더 월드 2021'에서 우승하며 세계적으로 주목받은 바리톤 김기훈(32)이 다음 달 26일 영국 런던 위그모어홀에 데뷔한다. 1901년 문을 연 위그모어홀은 클래식 음악계에서 '실내악의 성지'로 불리는 곳이다.

BBC 카디프 때 김기훈을 눈여겨본 위그모어홀 관장이 직접 김기훈의 독창회를 열고 싶다고 초청해 성사된 무대다. 한국 관객들을 위해 11월 4일 예술의전당에서도 같은 프로그램으로 리사이틀이 열린다.

리사이틀 1부는 브람스의 '4개의 엄숙한 노래'를 비롯해 한국 가곡인 이원주의 '연'(緣)과 '묵향', 조혜영의 '못잊어'로 구성했다. 2부는 러시아 성악가 드미트리 흐보로스토프스키를 오마주한 무대로, 라흐마니노프 가곡들로 꾸렸다.

김기훈은 24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포니정홀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이번 공연 프로그램에 한국 가곡을 넣은 이유에 대해 "한국 가곡에는 한국적인 스타일이 있다. 한 같은 게 서려 있기도 하고, 민요 같은 부분이 있다"며 "이런 걸 외국 분들에게 들려드리고 싶었다"고 말했다.

김기훈은 2021년 BBC 카디프 우승, 2019년 차이콥스키 콩쿠르 2등, 오페랄리아 성악 콩쿠르 우승 등 화려한 이력을 자랑한다. 연세대 음대를 수석 졸업했고 독일 하노버 음대 석사와 최고연주자과정을 거쳤다. 이력만 보면 화려하지만, 전남 곡성 출신인 그에게 성악가의 길은 순탄하지 않았다. 김기훈이 성악을 전문적으로 배운 것은 고등학교 2학년 때부터다. 진로를 고민하던 때 음악학원을 찾아가 자신의 가능성을 물었지만 "판단해줄 수 없다"는 답을 듣고 돌아섰다고 한다. 그런 그의 재능을 발견해 준 건 교회 성가대 세미나에서 만난 강사였다. 이후 부모를 설득해 광주에서 성악 교육을 받기 시작했다.

그는 "'열린음악회' 같이 TV에 나오는 성악가들을 성대모사하곤 했는데 당시에는 그게 재능인지 몰랐다. 그 개인기가 저를 먹여 살릴 업이 됐다"고 돌아봤다.

김기훈은 무대에서 웃으며 노래하는 보기 드문 성악가다. "어디 가면 '웃는 상'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는 그는 그동안 오페라에서 주로 선하고 유쾌한 역들을 맡아왔다. '라보엠'의 마르첼로, '한여름 밤의 꿈'의 드미트리우스 등이다. 그런 그가 며칠 전 미국 텍사스 댈러스 오페라극장에서 처음으로 악역에 도전해 성공적으로 공연을 마쳤다. '토스카'의 스카르피아 역이다.

그는 "스카르피아는 겁탈, 협박하는 역이다. 어떻게 소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웃는 사람이 사이코 연기를 하면 더 무섭지 않겠느냐'고 답했다"며 "관객들 평이나 현지 언론 평가도 좋았다"고 전했다.

앞으로 김기훈은 2023/2024 시즌 영국 코벤트가든에서 '라보엠'의 마르첼로 역,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돈 카를로'의 로드리고 역, 2024/2025 시즌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극장에서 '라보엠'의 쇼나르 역 데뷔를 앞두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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