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네이버, 혁신 통한 해외시장 개척보다 검색 이용 기존 시장 확대 주력

네이버, 혁신 통한 해외시장 개척보다 검색 이용 기존 시장 확대 주력

기사승인 2022. 11. 18. 07:0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네이버 대표 "중요 매출, 쇼핑검색광고
검색 권력 이용, 광고주 연결
검색 구글+커머스 아마존 통합형 네이버, 슈퍼마켓 배송서비스도
이해진 창업자 "기존 쇼핑·광고 아닌 신기술로 신시장 진입" 발언과 배치
최수연 네이버 대표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사진=네이버 제공
네이버가 혁신을 통한 해외 시장 개척보다는 압도적인 검색엔진 점유율을 이용한 기존 시장 장악 전략에 주력하는 행보를 보이고 있다.

이는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국회에서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해 이윤을 만드는 것이 회사의 방향"이라고 밝힌 것에 배치된다.

17일은 최수연 대표가 지난해 정기 이사회에서 신임 대표이사로 내정된 후 만 1년이 되는 날이다. 앞서 최 대표는 지난 7일 진행된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쇼핑 검색 광고 사업 구조를 일본 시장에도 이식하고, 국내에서는 쇼핑 검색에서 확장해 배달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밝혔다.

◇ 최수연 네이버 대표 "네이버, 가장 잘하는 것 검색 기술...중요 매출, 쇼핑 검색 광고"

최 대표가 지난 3월 취임 이후 공식 석상에서 "네이버가 가장 잘하는 것은 검색 기술"이라며 검색 이용자와 광고주 연결이 성장 핵심 고리라고 강조해온 것을 재확인한 셈이다.

최 대표는 "네이버 스마트스토어는 주요 매출인 쇼핑 검색 광고를 위한 데이터를 받는 도구 역할을 하며 경쟁자와 차별화 중"이라며 "네이버가 한국에서 잘해온 검색·광고 콘텐츠·페이 모델을 한국에서 갖지 못한 메신저 점유율을 보유한 Z홀딩스에 이식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Z홀딩스는 네이버의 메신저 애플리케이션 라인(LINE)과 일본 최대 포털 야후 등을 운영하는 인터넷 서비스 기업으로 네이버와 소프트뱅크가 각각 지분 50%를 가진 A홀딩스가 지분 65%를 보유한 대주주다.

최 대표는 "일본 시장에서도 한국의 검색-쇼핑-페이로 이어지는 생태계 구축이 더 중요한 부분"이라며 "스마트스토어는 검색에 필요한 최적화 툴이다. 한국에서도 거래에서 일어나는 직접 부분보다 중요한 매출은 쇼핑 검색 광고에서 벌어드린다"고 설명했다.

이해진 네이버 총수
이해진 네이버 글로벌투자책임자(GIO)가 24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및 소관 감사대상기관에 대한 종합감사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사진=이병화 기자
◇ 네이버, 슈퍼마켓 배송 서비스 진출...검색 구글+커머스 아마존 통합형 네이버, 소매유통 체인까지 장악 노리나

최 대표는 슈퍼마켓 배송 서비스에 새롭게 진출하는 것에 대해서는 "네이버가 잘할 수 있는 부분에 집중하고자 한다"며 "사용자에게는 가장 중요한 네이버의 강점인 많은 쇼핑 데이터베이스(DB)와 최저가 검색에 더해 배송 보장 서비스를 제공하고 다른 경쟁 플랫폼에서 제공하고 있는 빠른 배송 서비스도 선택해서 사용할 수 있도록 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미국의 검색 포털 구글과 세계 최대 전자상거래(이커머스) 아마존을 합친 것과 비슷하게 한국 시장에서 검색과 쇼핑을 장악한 네이버가 이제 세계 최대 소매유통 체인인 월마트 같은 한국판 모델로 수익을 창출하겠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실제 최 대표는 지난 10월 포시마크 인수 발표 후 진행된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네이버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우수한 검색 기술을 기반으로 커머스 영역으로 성공적으로 진화하며 빠른 성장을 이루어낸 글로벌 유일한 기업"이라고 말했다. 검색 시장의 점유율을 이용해 검색·커머스 시장을 장악한 것을 강점이라고 강조한 것이다.

[포토] [2022 국감] 의사진행발언하는 박성중 간사
박성중 국민의힘 간사가 10월 17일 국회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의 한국방송공사·한국교육방송공사에 대한 국정감사에서 의사진행발언을 하고 있다./사진=송의주 기자
◇ 이해진 GIO "기존 쇼핑·광고 아닌 신기술로 신시장 진입"…네이버 방향과 이해진 발언 배치

하지만 이는 앞서 네이버 창업자인 이해진 GIO가 지난해 10월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기존에 있는 데서 이윤을 더 짜내는 것이 아니라 새로운 기술로 새로운 시장에 진입해 이윤을 만드는 것이 회사의 방향"이라고 밝힌 것과 정반대 방향이다.
·
이해진 GIO는 "기존의 쇼핑과 광고 쪽이 아니라 신기술, 해외 쪽의 매출 비중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가지고 있다"며 이같이 말하고 "새로운 산업에 들어갈 때 나름의 기준은 새 기술을 가지고 글로벌하게 나갈 수 있느냐라는 걸 판단해서 시장에 진입하려고 한다"고 밝혔었다.

◇ 박성중 의원 "네이버, 신기술로 신시장 창출 아닌 점유율 이용, 국내 시장 잠식"

이해진 GIO의 언급은 박성중 국민의힘 의원이 "신기술을 개발해서 없던 시장을 만들어 낸 것이 아니라 플랫폼의 높은 점유율을 이용해서 있던 국내 시장을 잠식하고 이익을 내고 있다"며 "소상공인들에게 빨대를 꽂아서 지속적으로 착취하는 구조이며, 상생이 아니라 살생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것에 대한 답변이었다.

네이버가 이해진 GIO의 대국민 약속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방향을 전환한 것은 수익성에 대한 시장 안팎의 우려가 일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는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6분기 만에 역성장하는 부진한 성적표를 내놨다. 신규 인수법인 편입에 따라 영업비용이 전년 동기 대비 크게 늘었다. 4분기와 내년 상황도 녹록지 않다.

포시마크 인수로 인한 수익성 하락 우려가 여전히 남아있다. 대표적인 성장주였던 주식시장에서도 반응이 좋지 않다. 네이버 연초 시총 62조원대로 코스피 3위를 기록하기도 했으나, 10월부터 29조원대로 주저앉았다. 10개월 새 반토막 난 셈이다.

2022101401001090500065291
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의 네이버 본사./사진=정재훈 기자.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해진 GIO가 국회에서 밝힌 것은 대국민 약속인 만큼 우리 사회와 공존하는 방향을 모색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종근 시사평론가는 "네이버는 검색으로 인한 수익 비중은 이전보다 많이 줄었지만 아직도 주요 수익처이기 때문에 검색시장을 고집하고 있다"며 "하지만 검색시장을 완전히 장악하고 있는 상황에서 검색 엔진과 관련 사업을 붙잡고 있는 것은 비판받아 마땅하다"고 말했다.

그는 "플랫폼 시장에서 네이버 포지션을 고려한다면 다른 제조업 등 대기업처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차원에서 소상공인, 이해관계자들에게 제공, 공유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고 제언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