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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편으로 입사지원하는 일본 ‘슈카츠’의 변화

우편으로 입사지원하는 일본 ‘슈카츠’의 변화

기사승인 2021. 03. 25. 1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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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에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이용한 새로운 취직 활동(슈카츠·就活)이 떠오르고 있다. 손으로 입사지원서를 써서 우편으로 지원하는 게 기본임을 감안할 때 상당한 변화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24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대학 졸업을 앞둔 젊은 학생들이 기업의 인턴쉽 기회는 물론 리쿠르팅, 면접 규모 등이 줄어들자 구직 SNS를 통해 일자리를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일본 기업들은 매년 3월 초 신규졸업생 채용을 시작한다. 이른바 ‘슈카츠’라 불리는 취직 활동으로, 이 시기부터 본격적인 취업 시즌에 돌입한다. 그러나 최근 일본 젊은이들은 기업이 올려놓은 모집 전형만이 아니라 온라인상 기업에 다니는 이들에게 먼저 말을 걸어 정보를 얻고 자신에게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

도쿄이과대 4학년에 재학중인 한 남학생은 비즈니스 SNS업체인 ‘링크드인’을 이용해 10회 정도 회사 인터뷰를 봤다. 관심있는 회사 직원이 계정에 올려놓은 ‘해외 근무 경험’이나 ‘사내 분위기’ 등을 쓴 것을 보고 먼저 말을 걸어서다.

이 학생 질문에 답해준 이들은 대부분 현장을 잘 아는 30~40대 중견 사원들이었다. 매니저나 과장급 직원들도 있어 현재 진행중인 사업이나 신규사업의 의도 등에 대해 자세히 들을 수 있었다고 한다. 이 학생은 “(인터뷰에서)기업에서 하고 싶은 일에 대해 명확하게 전할 수 있었고 전형 통과율도 높아졌다”고 말했다.

링크드인은 전 세계적으로 약 7억4000만명이 비즈니스 교류 기반으로 이용하고 있다. 사용자들은 동료나 거래처를 찾고 관심 분야의 경력자들을 검색할 수 있다. 페이스북처럼 관심사가 비슷한 친구나 출신 대학 등의 연결고리도 이어준다. 자신이 기입한 프로필을 보고 기업에서 먼저 구직자에게 연락을 할 수도 있다.

회사가 조건을 제시하는 데 그쳤던 기존 구직 사이트에 비해 이 사이트는 사회에 막 나온 신참 구직자들이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또 ‘원티드’라는 SNS 플랫폼도 관심을 받고 있다. 취직이나 전직을 원하는 이들과 인재를 찾는 기업이 게시물을 통해 교류하는 사이트이다. 우선 기업은 급여 정보를 게재하지 않고 기업에 다니는 직원들의 프로필이나 사무실 내부 사진 등을 올려 놓아 실제 일하는 장소와 사람들의 분위기를 알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이 플랫폼에 스토리 기능이 있어 직원들의 인터뷰와 송년회 모습 등 사내 분위기를 전하는 글이 많이 올라온다. 구직자들 입장에선 미래에 자신이 다니고 싶은 회사 생활을 그려볼 수 있다.

구직자가 관심 기업에 “방문하고 싶다”는 버튼을 선택해 누르면 이력서를 준비하지 않고 지원자와 기업의 가치관이 맞는지를 먼저 알아가는 ‘캐주얼 면담’이 설정된다. 이 과정에서 서로 맞지 않는다고 느끼면 본격적인 서류 및 대면 인터뷰 심사는 받지 않겠다고 선택할 수 있다.

현재 이 사이트를 사용하는 구직자는 지난 1월 현재 10만명 이상이다. 기업을 잘 모른 채 지망 동기를 쓰는 것이 아니라 먼저 직원을 만나 기업에 대해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어서 호평을 받고 있다.

최근 핫해진 SNS인 ‘클럽하우스’를 통한 취업 활동도 늘고 있다. 일주일에 한두번 평일 오후 회사의 사장과 인사 담당자가 ‘대기업과 벤처 기업의 차이’ ‘업계의 장단점’ 등을 주제로 한시간 동안 이야기를 나누는 SNS 방에는 늘 사람들이 몰린다. 기업에서 만든 방이라고 해도 직접적으로 채용과 관련된 이야기만 하는 것은 아니다. 청자인 학생들이 경영자의 개인사나 관심사를 듣는 것 자체로 기업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이 대화에는 매회 평균 50명 정도, 많을 때는 150명도 참가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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