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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협은행마저 연말 ‘영업점 축소’ 가속화…12월에만 10개 줄인다

농협은행마저 연말 ‘영업점 축소’ 가속화…12월에만 10개 줄인다

기사승인 2020. 12. 11.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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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지털 전환·코로나19 장기화로 불가피한 선택
당국 자제 권고에도 5대 은행 점포 축소 빨라질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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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시중은행과 달리 점포 수를 유지해온 농협은행마저 영업점 다이어트에 나섰다. 농협은행은 최근 약 3년간 4개 점포를 줄이는 데 그쳤지만, 이달에만 점포 10개 줄이기로 결정하며 은행권 영업점 통폐합 흐름에 동참한 것이다.

이는 디지털 전환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장기화 등으로 농협은행도 수익이 나지 않는 대면채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데 어려움이 크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금융당국은 은행권에 점포 축소를 자제하도록 권고하고 있지만, 국내에서 가장 많은 점포를 보유한 농협은행까지 점포 감축에 나서면서 은행권 영업점 통폐합 움직임은 한층 더 빨라질 전망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은행은 이달 말까지 노량진역지점과 공군교육사령부지점 등 10개 점포에 대한 통폐합을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 들어 지난달까지 통폐합된 4개 영업점포를 포함하면 올해에만 14개 점포가 사라진다.

농협은행의 점포 축소 규모는 국민·신한·하나·우리 등 4대 은행과 비교하면 여전히 적은 편이다. 국민은행의 점포 수는 작년 말 1051개에서 지난달 말 994개로 줄었다. 같은 기간 신한은행은 876개에서 859개로, 하나은행은 724개에서 657개로 통폐합했다. 우리은행은 874개에서 840개로 줄었다. 1년 만에 은행별로 최소 17개에서 최대 67개 점포들이 사라진 것이다. 이들 은행은 이달 내로 47개의 점포를 추가로 축소할 예정이다.

농협은행은 그간 영업점 통폐합에 소극적인 태도를 보여왔다. 특히 2018년과 작년까지 점포 수가 1135개에 머물렀다. 2년간 단 한 개의 점포도 줄이지 않은 것이다. 이는 국내은행 중 최대 점포망을 보유한 점, 주요 고객이 고령층이고 농업 증진·농민 복지를 추구하는 점 등이 다각도로 고려돼 왔기 때문이다. 농협은행은 국내은행 중 유일하게 울릉도에서 지점을 운영하는 등 기피 지역에서도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하지만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수익성이 떨어지자 지난 10월 말 노조와 점포 조정 계획을 논의했다. 본격적으로 영업점 통폐합 시동을 걸기 시작한 것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타행과 마찬가지로 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한 비대면 문화 확산, 디지털 전환으로 인한 온라인 거래 증가로 지점 축소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당국도 은행권의 영업점 통폐합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는 것을 인지하고 있지만, 급격한 점포 축소에 대해서는 자제를 권고하고 있다.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이 발생하고, 금융접근성이 악화되는 등 금융소비자의 피해를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를 위한 대책도 마련했다. 금융위원회는 내년부터 지점 폐쇄 90일 전 고객 통지, 외부 전문가의 지점 폐쇄 영향 평가 참여 등 사전 폐쇄 절차를 강화할 방침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은행권이 디지털소외계층에 대한 방안을 마련하도록 내부적으로 은행 평가항목에 폐쇄 부문을 넣도록 검토할 것”이라며 “또한 점포 폐쇄 절차도 점검·개선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은행권은 앞으로 시중은행의 영업점 통폐합이 더욱 가속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최대 점포망을 지닌 농협은행이 정책 기조를 바꾼 만큼 그 영향도 클 것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농협은행은 영업점 통폐합을 본격화하더라도 통폐합 지점 주변에 대형 거점 점포를 마련하는 등 대체수단을 마련해 고객들의 불편을 최소화하겠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 관계자는 “노년층을 위한 디지털금융교실 진행, 금융사고 예방교육 실시, 독거노인·장애인의 비대면 거래 수수료 면제 등 소외계층의 디지털 금융거래를 위한 방안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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