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8 남북정상회담]문대통령, 김위원장 손잡고 북으로 10초간 ‘깜짝’ 월경

문재인 대통령이 27일 판문점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안내를 받으며 북측 수행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왼쪽부터 리수용 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부장,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연합

남북 정상은 27일 오전 판문점에서 역사적인 첫 만남을 가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이날 군사분계선(MDL)을 사이에 두고 서로 손을 잡고 인사를 나눴다.

김 위원장은 오전 9시 27분께 판문각에서 나와 걸어서 T2와 T3 사이 군사분계선 앞에 섰다. 판문각 정문에서 북측 경호원 20여명에 둘러싸여 등장한 김 위원장은 얼굴에 미소를 머금고 있었다. 김 위원장이 다가서며 “반갑습니다”라고 인사를 건네자 문 대통령은 “오시는 데 힘들지 않았습니까”라며 반갑게 화답했다.

김 위원장은 “정말 마음의 설렘이 그치지 않고요, 이렇게 역사적인 장소에서 만나니까, 또 대통령께서 분계선까지 나와서 맞이해준 데 대해서 정말 감동적입니다”며 고마움을 표시했다. 문 대통령은 “여기까지 온 것은 위원장님의 아주 큰 용단이었습니다”고 화답했다. 이에 김 위원장은 “아닙니다”라고 겸손한 화법으로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역사적인 순간을 만들었습니다”라며 이번 남북정상회담의 의미를 강조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판문점에서 손을 잡고 군사분계선 북측으로 넘어서고 있다./연합

두 정상의 파격적인 제스처도 눈길을 끌었다. 애초 두 정상은 인사 뒤 사열대쪽으로 이동해야 했지만 몇 마디를 주고받은 두 정상은 함께 군사분계선을 넘어 북측지역에서 군사분계선 북쪽으로 10초가량 월경해 사진을 찍었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오전 회담 종료 후 브리핑에서 두 정상이 예정에 없던 장면을 연출한 배경과 대화를 소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남측으로 오셨는데, 나는 언제쯤 넘어갈 수 있겠는가”라고 물었다. 남측 땅을 밟은 김 위원장은 “그럼 지금 넘어가 볼까요?”라고 제안을 했고 문 대통령이 흔쾌히 받아들이면서 두 정상은 손을 잡고 두 차례나 군사분계선을 건넜다.

이어 두 정상은 교복을 입은 화동 2명에게 꽃다발을 전달받았다. 남녀 화동은 민통선에 있는 대성동 마을의 대성동초등학교 5학년 어린이다. 두 정상은 화동과 기념사진을 찍은 뒤 레드카펫 위에 올랐다. 남북 정상의 선두에는 전통악대가, 양쪽에는 호위 무사가, 뒤쪽에는 호위 기수가 각각 서서 장방형의 모양을 이뤘다. 이는 두 정상이 우리 전통 가마를 탄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전해졌다.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7일 경기 파주시 판문점 평화의 집 앞에서 열린 공식환영식에서 국군의장대를 사열하고 있다./연합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은 시종일관 여유로운 표정으로 대화를 나눴다. 또 문 대통령은 대화 도중 손짓을 섞어가며 김 위원장에게 설명하는 모습이 보였고 김 위원장은 환하게 웃는 모습을 연출했다.

문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게 우리 측 공식 수행원들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조명균 통일부 장관, 강경화 외교부 장관, 송영무 국방부 장관, 서훈 국가정보원장,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정경두 합참의장, 주영훈 대통령 경호처장,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 순서로 악수를 나눴다.

이어 김 위원장은 문 대통령에게 북측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김영철·최 휘·리수용 당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김여정 당중앙위 제1부부장, 리명수 총참모장, 박영식 인민무력상, 리용호 외무상,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을 소개했다. 두 정상은 회담장인 평화의집 1층으로 이동했다.

김 위원장은 평화의집 1층에서 방명록에 서명했고 두 정상은 민정기 화백의 ‘북한산’ 그림을 배경으로 기념 촬영을 했다. 이후 두 정상은 평화의집 2층 회담장으로 올라가 오전 10시 15분부터 확대정상회담을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