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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동해병기 : Sea of Japan (East Sea) 무엇이 문제인가?

[칼럼] 동해병기 : Sea of Japan (East Sea) 무엇이 문제인가?

기사승인 2014. 05. 30.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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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재룡
양재룡 호야지리박물관장
1700년대 서양의 지도에서 동해 바다는 한국해로 통용되고 있었다. 그러나 18세기 중엽 원래 혼슈 섬 남쪽에 위치해 있던 일본해를 일본 북서쪽에 옮겨놓은 지도들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동해 바다 상에는 한국해와 일본해가 동시에 그려짐으로써 한 바다에 두 개의 바다 이름이 표기되었다. 이 바다의 이름을 굳이 병기하자면 ‘한국과 일본해’로 표기해야 옳았겠지만, 1815년 톰슨은 당시 서양세계에 더 잘 알려진 일본의 영향으로 일본해라 단독 표기하는 지도를 그렸다. 이는 오늘날 대부분의 세계지도가 동해 바다를 일본해로 표기하는 결과를 가져 왔다.

그러나 이 바다의 이름을 동해로 표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활발하다. 이 주장의 근거는 첫째, 이 바다에 대한 최초의 기록이 서양세계에 비해 최소 1000년 이상 앞서서 동해로 표기했고(414년, 광개토대왕 비문) 둘째, ‘동해’ 지명은, 한국과 일본 이외에 러시아가 공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굳이 ‘일본의 바다’나 ‘한국의 바다’와 같이 특정국가 이름을 사용하는데서 오는 지명의 독점적 우월권 논란을 피할 수 있으며, 셋째, 동해는 유라시아 대륙의 동쪽에 위치한 바다로 세계인 모두가 공통적 인식으로 아시아 동쪽 바다라고 공인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타당하다.

그런데 최근에 대두된 ‘동해 병기’는 매우 염려스런 표기가 아닐 수 없다.

‘동해쓰기’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뜨겁게 떠오른 이슈가 동해와 일본해를 함께 사용하자는 이른바 ‘동해 병기’이다. 최근의 ‘동해와 함께 일본해를 병기’한 세계지도에 Sea of Japan(East Sea) 또는 Sea of Japan / East Sea, East Sea / Sea of Japan의 표기가 확산되고 있다. 이런 대표적 사례가 미국의 버지니아 교육법의 버지니아주 의회 통과로 TV화면에 비친 동해병기의 지도는 분명 Sea of Japan(East Sea)이었다.

그야말로 이것은 청천벽력 같은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왜냐하면 이미 2005년부터 세계지도는 Dok do(Take Shima)의 지명 표기가 통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에서 열렬하게 환영한 Sea of Japan(East Sea)의 지명처럼 “Dok do(Take Shima)의 지명 병기도 인정하자”는 일본 측 주장이 제기될 경우 이를 막을 명분은 무엇인가?

동해병기의 〔동해 = 일본해〕라는 등식은 애초부터 성립될 수가 없다. 이는〔한국해 = 일본해〕의 등식으로 바로잡아야 했고, 그 지명 병기는 Sea of Korea and Japan(한국과 일본해)으로 추진되었어야 했다. 굳이 우리가 동해병기를 주장하려 했으면 세계지명사의 변천을 보다 정밀하게 분석하여 적어도 Sea of Korea and Japan 의 지명 병기를 주장했어야 옳지 않았는가? 그리고 최종적으로 동해(East Sea) 단독 표기가 주장되었어야 했다고 본다.

세계지도가 세계인들의 관념을 결정할 수 있다는 생각에 지금도 모골이 송연해진다. 향후 세계지도에 독도를 어떻게 표기할 것인가? 에 대한 보다 면밀한 전략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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