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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의 용산전자상가 “우리좀 살려주세요”

위기의 용산전자상가 “우리좀 살려주세요”

기사승인 2008. 12. 07. 1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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찾는 이가 없어 셔터를 내린 용산전자상가내 점포들. 용산전자상가는 늘어나는 불법노점상과 지자체의 무관심 등 악재가 겹치고 있다.
심해지는 경기 불황에 손님 발길 끊겨
장사 접으려 가게 내놔도 찾는이 없고
불법노점 키우는 관할구청도 야속해


“외환위기때는 그래도 정보통신(IT) 관련 창업바람이 불면서 장사가 좀 됐는데 지금은 그때보다 더 어려운지 피씨방 하겠다는 사람조차 찾기 힘들다”

“용산에서 장사 접으려고 가게를 내 놓은지 6개월이 됐지만, 둘러보는 사람 하나 없다”

“불법노점상 때문에 손님은 더 안오고 용산구청에 민원을 제기하니, 천막으로 돼 있던 노점상가를 컨테이너 박스로 교체했다. 세금내는 사람 장사하지 말라는 게 용산구청장님의 뜻처럼 보인다”

지난 5일 오후 2시경 용산전자상가를 방문해보니 싸늘한 날씨보다도 이곳 경기는 더욱 차가웠다.

구 상가건물 가운데 ‘선인상가’는 과거 금요일이나 주말이면 손님이 몰려 발 디딤 틈이 없을 정도로 붐볐지만, 이날은 한산하다 못해 무슨 재개발지구에 들어선 느낌이었다.

주차공간이 부족해 도로변 불법주차가 난무했던 광경은 이제 옛말이 됐다. 주차 공간이 특별히 늘어나지도 않았는데, 인근 주차장은 군데 군데 빈자리가 있었고, 이 마저도 대부분 상가 상인들 승용차들이다.

고객의 발길이 끊어지면서, 상가입주민들은 장사를 접고 고향이나 자신들의 거주지로 옮기려고 하지만 임대 가게를 찾는 발길마저 뚝 끊어져 떠나기도 어렵다.

용산전자상가가 세계 금융위기의 실물경제 전이, 불법 노점상, 지자체 무관심 등이 겹치면서 사상 초유의 매서운 한파에 시달리고 있다.

특히 노점상 문제를 둘러싼 다툼과 이를 처리하는 용산구청 등의 미숙한 일처리는 상인들을 더욱 힘빠지고 힘들게 하고 있다.

상인들은 “불법노점상은 입점상가와 같은 제품을 파는 경우가 많은데 구청에서는 이를 단속조차 하지 않고 있다”며, “노점상은 세금도 안내고, 입점상가는 세금을 내야 하고, 구청은 도대체 뭐 하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상인들은 “심지어 구청에서 불법노점상들이 천막치고 장사했던 것에 대해 수없이 민원을 제기했는데 구청은 이들에게 되레 튼튼한 컨테이너 박스를 공급했다”며 어이없어 했다.

당국이 합법적으로 장사하는 상가 상인들보다 불법노점상이 유리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게다가 불법노점상들이 인도는 물론 차도까지 버젓이 점령하고 있지만, 제대로 된 단속은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온라인 쇼핑몰에서 뚝 떨어진 가격을 제시하다보니 용산전자상가의 경쟁력은 더욱 하락하고 있다.

상인들은 “인터넷쇼핑몰에서 판매하는 제품은 우리가 매입하는 가격보다 낮게 나오는 경우도 있을 정도로 터무니 없는 사례가 많다”며 “그런 가격이 나올 때마다 우리가 그쪽에 확인 해보면 ‘품절됐다’는 답변만 들을 뿐”이라고 볼멘소리를 냈다.

비정상적 저가가격 제시에 대한 제대로 된 규제장치가 없다보니, 정상적인 상인들이 피해를 입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국내 IT 산업의 모세혈관 역할을 해온 용산 전자상가가 이같은 위험에 처한 것은 단순히 글로벌 경기침체의 여파만이 아니라 정부와 지자체의 탁상공론 탓이 크다고 상인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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