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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촛불시위 폄훼에 국민들 격앙

靑, 촛불시위 폄훼에 국민들 격앙

기사승인 2008. 05. 06.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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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최근 미국산 쇠고기 수입 반대 시위들을 정치적 의도로 폄훼하고 나서자, 국민들이 크게 격앙하고 있어 논란이 가열될 조짐이다.

청와대의 한 핵심 관계자가 지난5일 “촛불시위에 중고생들이 60%나 차지하는 것은 뭔가 상당히 정치적인 의도를 깔고 있는 것 아니냐”고 말한 데서 촉발된 것이다.

이 관계자는 중고생들이 ‘재미삼아 놀이’로 시위에 참석하는 것뿐이며, 탄핵 사이트 서명 인원수도 110만명이 아니라 110만건일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청와대 측 발언이 알려지자 청와대 홈페이지는 물론, 포털사이트 게시판엔 “국민을 뭘로 보는 것인가.”, “청와대가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했다”는 격앙된 비판의 글들이 폭주하고 있다.

현재 청와대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엔 5일 저녁부터 거의 1분당 1건씩 글들이 올라와 1000여건이 게시된 상황이다. 이날 오전 한 때 청와대 홈페이지 게시판이 다운되기도 했다. 아울러 10대들의 폭발적인 참여로 미디어다음 ‘아고라’에서 진행되고 있는 이명박 대통령 탄핵청원 서명운동은 6일 120만명을 넘어섰다.

고 1학년생이라 밝힌 A양은 “요즘 친구들 만나면 정부 얘기할 수밖에 없는데, 우리가 정치얘기 할 정도면 얼마나 심각한지 알아야 한다”며 “정부는 청소년 마음도 헤아리고, 무서운 줄 알아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생명 때문에 이렇게 절실해보긴 처음”이라고 밝힌 또 다른 고등학생은 “저 같은 학생이나 혹은 군인 경우 그 위험이 얼마나 클지, 저희 학교가 설마 100% 한우를 들여와서 급식에 쓸지 의심스럽다”며 “설사 안 쓴다 해도 후추며 각종 조미료를 통해서 먹게 될 텐데...”라고 호소했다.

한 대학생은 “2mb(이명박 대통령을 지칭하는 인터넷 별칭)는 우리나라 대통령인가요? 미국쇠고기청장인가요?”라며 “국민들의 애타는 목소리를 정치색으로 덧칠하려는 청와대는 자숙해야 한다.”고 꼬집었다.

한 시민은 “쇠고기 청문회 때 이명박 대통령과 청와대 수석, 정부부처 관계자들이 국민들 앞에서 미국산 쇠고기 시식회를 여는 게 어떠냐”는 이색 제안을 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10대들의 ‘쇠고기 반란’은 광우병 문제가 청소년들의 급식, 간식 등 먹거리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또한, 과도한 입시 경쟁을 부추기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이 표출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원용진 서강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10대들의 쇠고기 수입 반대는 영어 몰입교육, 0교시 수업 등 경쟁과 서열을 부추기는 현 정부의 교육정책에 대한 불만과 불안감이 표출된 것”이라고 봤다.

정보화세대인 10대들의 ‘넷질’이 근거없는 광우병 괴담을 부풀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긴 하지만, 10대들이 이념과 정치적 구호를 떠나 기성세대를 앞질러 사회문제를 새롭게 이슈화했다는 데 의의를 둬야 한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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