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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추적]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유럽서 ‘난기류’ 만났다

[뉴스추적]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유럽서 ‘난기류’ 만났다

기사승인 2023. 05. 18. 1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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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U, 중간심사결과 발표 "유럽 노선 서비스 경쟁 위축 우려"
대한항공 "통상 절차 불과…협의 지속해 승인 이끌어 낼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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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합병이 난기류를 만났다. 2년째 양사의 기업결합을 심사 중인 유럽연합(EU)가 경쟁 제한 우려를 담은 중간심사 결과를 내놓으면서다.

합병 작업의 장기화에도 대한항공은 합리적인 대안을 제시해 인수를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한항공이 합병 승인 대가로 영국에 이어 유럽 노선에서도 슬롯을 반납할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합병 시너지가 떨어질 것이란 지적이 제기된다. 시간당 가능한 비행기의 이착륙 횟수를 의미하는 슬롯은 항공사의 경쟁력을 보여줄 수 있는 중요 무형 자산이기 때문이다. EU의 시정 조치가 미국과 일본 심사에도 영향을 줄 것으로 우려된다.

1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17일(현지시간) 대한항공에 경쟁 제한이 우려된다는 내용을 담은 중간심사보고서(SO)를 발송했다.

EU 집행위원회는 보고서를 통해 "인천~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스페인 4개 노선에서 승객 운송 서비스 경쟁이 위축될 수 있다"며 "유럽 전역과 한국 간 화물 운송 서비스 경쟁을 위축시킨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한항공은 일정 기한 내 시정조치안을 담은 답변서를 제출해야 한다.

대한항공 측은 이번 EU 발표에 대해 "SO 발행은 2단계 기업결합 심사 규정에 의거해 진행되는 통상적인 절차"라며 "SO에 포함된 경쟁당국의 우려 사항을 해소할 수 있도록 답변서 제출 및 적극적인 시정조치 논의를 통해 최종 승인을 이끌어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U 역시 대한항공과 시정조치 협의를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EU는 대한항공의 답변서 등을 종합해 오는 8월3일 최종적인 승인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3월 영국 경쟁당국으로부터 아시아나 합병 승인을 받았다. 이로써 총 11개국의 승인 작업을 완료했다. 남은 국가는 미국, EU, 일본 등 총 3곳이다.

2021년 1월 양사의 결합심사를 시작한 EU가 승인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면서 남은 국가의 결정도 늦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일본은 올 상반기 승인 여부를 결정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최근까지 소식이 잠잠하다. 미국은 EU, 일본의 심사 결과에 따라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이번 EU의 보고서에 따라 대한항공이 유럽 4개 노선에 대해 슬롯 반납 조치를 내린다면 조속한 승인이 이뤄질 것이라는 의견을 내놓는다.

하지만 수요가 높은 슬롯을 반납하게 되면 양사 합병의 시너지는 오히려 감소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된다. 잇따른 슬롯 반납으로 국내 항공 산업의 경쟁력이 떨어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앞서 대한항공은 중국과 영국 심사 당시 각각 9개와 7개 슬롯을 반납하는 조건으로 기업결합 승인을 받았다. 국내 공정거래위원회 역시 두 항공사의 국제선 중복노선 65개 중 26개 노선에 대해 슬롯 반납을 요구했다.

대한항공은 과도한 시정조치 요구는 대응하는 한편, 합리적인 대안과 의견을 제시하겠다는 입장이다. 동시에 양사 합병 후 신규 노선 취항, 중복노선의 효율화 등으로 수익성을 제고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대한항공은 2020년 11월부터 아시아나 항공 인수, 통합을 추진해 한국을 포함한 총 14개 경쟁당국에 기업결합을 신고했다. EU의 심사가 무산될 경우 나머지 국가의 승인 여부와 관계없이 양사 합병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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