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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노 패권주의’가 불러온 단일화 협상 파행 사태

‘친노 패권주의’가 불러온 단일화 협상 파행 사태

기사승인 2012. 11. 15.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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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노 세력의 ‘안철수 양보론’ ‘협상 파트너 흠집내기’, “해도해도 너무하다”
안철수 대선 후보가 15일 오후 서울 양천구에 신월동 푸른나래지역 아동센터를 방문하며 취재진의 질문을 받고 있다/이병화 기자photolbh@

아시아투데이 윤희훈 기자 =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와 안철수 무소속 후보의 ‘야권 후보 단일화 협상’ 잠정 중단 사태에 대한 핵심 원인으로 ‘친노(친노무현) 패권주의’의 부활이 꼽히고 있다.

‘친노 패권주의’는 그동안 야권을 분열시킨 주요 원인으로 지적돼왔다. ‘진영의 승리보다 계파의 이익을 먼저 따진다’며 친노 세력은 ‘분열의 아이콘’이라는 오명을 갖게 됐다.  

민주당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손학규 후보는 “당이 공중분해 위기에 처했다”며 “더 직접적으로 말해 친노 패권주의가 당을 이 지경으로 만들었고 정권교체의 희망을 가물가물하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의 대선 후보로 선출 된 후 문 후보에게 주어진 첫 번째 숙제는 ‘친노 색깔 빼기’였다. 이를 위해 문 후보는 위해 비노(비노무현) 인사들을 적극적으로 영입하며 ‘용광로 선대위’를 꾸리고 탈계파의 모양새를 취했다.

하지만 캠프에서 실권을 쥐고 핵심 역할을 하는 실무진에는 친노 인사가 대거 포진해 ‘친노 나눠먹기’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았다. 

결국 문 캠프에서 실무를 담당한 친노(친노무현) 핵심 9명은 “정권교체의 노둣돌(말에 오르거나 내릴 때 발돋움하기 위해 놓는 큰 돌)이 되겠다”며 지난달 21일 선거대책위원회에서 일괄 퇴진했다.

하지만 ‘단일화 협상 파행’ 사태의 직접적인 원인이 된 ‘안철수 양보론’과 ‘협상 파트너 흠집내기’는 전형적인 계파주의의 모습으로 지적되며 ‘친노의 그림자’가 아직도 남아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 같은 친노 진영의 계파주의 행동에 대해 민주당 일각에서도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문 후보와 안 후보 사이에서 다리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김효석 전 민주당 의원은 15일 “아직도 두 사람의 만남을 세력통합의 과정으로 보지 않고 후보 단일화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며 “후보 단일화로 받아들이는 순간 경쟁에서 이기는 것이 지상과제가 되어 버리는데, 이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김 전 의원은 “두 후보가 만난 것은 승자와 패자로 갈리는 게임이 아니라 두 사람이 이런 일을 어떻게 분담해 나갈 것인가를 논의하는 자리여야 한다”며 “상대방에 대한 존중과 배려가 있어야 한다. 존중과 배려에서 신뢰는 시작되고 협상의 베이스에 파트너십이 깔려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민주당에서는 ‘우리만 잘못한 것이냐’, ‘그런 문제가지고 협상을 중단하기 까지 해야 하느냐’라고 넘어갈 문제가 아니다”며 “조금이라도 상대의 마음을 다치게 한 부분이 있었다면 책임있는 조치를 포함해 대승적으로 사과하는 것이 옳다”고 덧붙였다.
 
범야권에서는 두 캠프의 갈등의 골이 깊어져 후보 단일화가 무산되는 것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조국 서울대 교수(법학)는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문재인·안철수 캠프가 각자 역량을 총동원해 단일후보가 되도록 노력하는 건 당연하다”며 “문은 정당 조직을 활용하고 안은 바람으로 여론몰이를 해야하는데, 이 때 자기의 강점과 경쟁 후보의 약점을 강조하는 것도 당연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그러나 이를 넘어 우리는 ‘순수와 정의’, 상대는 ‘불순과 불의’라고 단정하고, 나아가 상대가 되느니 ‘박근혜가 되는게 낫다’는 마음이 생기는 순간 모두 망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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