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투데이=주진 기자] 네모난 하늘이 보이는 마당에는 화사한 수국꽃이 한가득 채우고 있고, 가족들은 오순도순 텃마루에 앉아 웃음꽃을 피운다.
개발붐에 밀려 어느새 잊혀져버린 삶의 풍경, 소중한 추억들을 화폭에 담는 화가 설종보는 “변할 것 같지 않던 풍경도 개발과 편리에 의해 잘려지고 파여져서 본래의 모습을 잃어간다. 본 것을, 느낀 것을 작품으로 남기지 않으면 그 모습이 사라져 기억되지 않을 것 같아 조바심이 생겼다”고 말한다.
그가 중점을 둔 것은 그 풍경 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제주 우도의 보리밭 올레길, 통영 동피랑 마을의 소담스런 풍경, 산청호수의 저녁노을풍경이 아스라한 기억저편으로 사라지는 것 같아 안타깝지만, 그래도 그 곳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순박한 마음, 삶에 대한 진지한 마음은 여전하다고 위안한다.
자연을 담은 초록색, 황토색 등 따스한 색감으로 소소한 일상을 담은 ‘사람 사는 풍경’을 세밀하게 묘사했다. 바쁘고 지친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작품을 보고 미소를 지었으면 좋겠다는 것이 작가의 소박한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