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영상 유포… 지하철 성추행범 하루만에 자수

홍성율 기자] 지하철에서 잠든 여성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하는 동영상이 인터넷에 공개돼 누리꾼의 공분을 산 40대 남성이 하루 만에 경찰에 자수했다.

서울지방경찰청 지하철경찰대는 ‘신도림 성추행 사건’ 범인인 조모씨(46)가 자진 출두해 조사하고 있다고 2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조씨는 지난달 30일 지하철 2호선 신도림역행 마지막 전동차 안에서 잠들어 있던 옆자리 여성 A씨(26·여)의 허벅지를 만지는 등 성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영상이 인터넷에 유포되자 경찰은 조씨가 열차에서 내린 사당역에서부터 신천역까지 10개 역에 설치된 CCTV에 녹화된 영상을 분석, 신원확인 작업에 착수했다.

수사착수 소식이 알려지자 심리적 압박을 느낀 조씨는 1일 오후 9시55분쯤 지하철경찰대에 전화해 자신이 동영상 속 남성임을 밝혔다. 이후 오후 9시35분쯤 지하철경찰대로 출석해 범행을 시인하는 자술서를 작성했다.

경찰은 신도림역에서 신천역까지 18개 역의 CCTV를 확인하던 중 1일 오전 0시18분쯤 동영상에 나온 피해여성과 옷차림과 인상착의가 비슷한 여성이 신천역 개찰구를 통과한 것을 발견했다.

이후 해당 개찰구에서 사용된 교통카드를 조사해 피해여성으로 추정되는 인물에게 전화를 걸어 피해자 A씨의 신원을 확인했다.

경찰은 A씨가 2일 오전 10시쯤 지하철경찰대를 방문해 강력히 처벌해 달라고 요구하는 진술서와 고소장을 작성함에 따라 조씨에게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을 적용해 입건할 방침이다.

이 법률 제11조에는 ‘대중교통수단, 공연·집회 장소, 그 밖에 공중이 밀집하는 장소에서 사람을 추행한 사람은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고 돼 있다.

조씨의 범행은 건너편 의자에 앉은 승객이 휴대전화 카메라로 촬영한 동영상을 1일 인터넷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11월30일 신도림행 마지막 열차’라는 제목의 1분14초 분량의 이 동영상에는 조씨가 주변의 눈치를 살피다 치마를 입고 잠든 옆자리 여성의 허벅지를 더듬는 장면이 적나라하게 담겨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