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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증원·간호법 충돌… 꼬이는 의정갈등에 멍드는 국민건강

의대증원·간호법 충돌… 꼬이는 의정갈등에 멍드는 국민건강

기사승인 2024. 08. 28. 17: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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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사단체, 또 다른 집단행동 가능성
6개월 이상 의료공백에 불안감 커져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28일 열린 본회의에서 PA(진료지원) 간호사의 의료 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간호법안(대안)이 재적의원 290인 중 찬성 283인, 반대 2인, 기권 5인으로 통과되고 있다. /이병화 기자 photolbh@
의대증원에 이어 간호법 통과로 의정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이미 6개월 이상 의료공백 피해를 겪고 있는 환자들과 국민들 불안도 커지는 상황이다.

28일 아시아투데이 취재에 따르면 의대증원,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정책 등으로 반년째 대립 중인 의사단체와 정부가 간호법 통과를 계기로 갈등의 골이 더 깊어지는 상황이다.

이날 국회는 본회의를 열고 PA(진료지원) 간호사가 의사 위임하에 의사 업무 일부를 수행하던 의료 행위를 법으로 보호하는 간호법을 처리했다. 의사 단체들은 정부의 의대증원, 진료면허제 도입 추진에 이어 간호법이 자신들 영역과 국민 안전을 위협한다며 반발 수위를 높였다.

대한의사협회(의협), 전국의과대학교수비상대책위원회,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 대한의학회 등은 지난 27일 공동 성명서를 내고 "의협은 정부의 망국적인 의대 정원 증원 추진 및 필수의료 정책패키지 일방적 강행, 간호법 제정을 통한 PA간호사 활성화 획책 등 스스로 무너져 가는 정권의 말로로 규정하고, 국민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의료전문가 단체의 사명을 다하고자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했다.

특히 이들은 정부와 국회에 의대 증원, 의료개혁특별위원회 논의를 통한 정책 추진, 간호법 제정 중단을 요구하면서 이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14만 의사회원들은 국민을 살리고, 의료를 살리기 위해 눈물을 머금고 의료를 멈출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이미 전공의와 전문의들이 의대증원 정책에 반발해 이탈한 상황에서 또 다른 집단행동 가능성을 거론하고 있다.

이에 지난 2월부터 6개월 넘게 이어진 의료공백은 더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최근 일부 지역 응급실은 의대증원 갈등에 따른 의료 인력 이탈과 코로나19 확산으로 파행 운영됐다.

정부는 추석 명절 응급실 파행을 막기 위해 연휴 전후 2주간을 '비상응급 대응주간'으로 정하고 4000개 이상 당직 병의원을 운영하고 대응주간에는 응급실 전문의 진찰료를 추가 인상하고 권역센터 인건비 지원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지만 국민 불안을 달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끝이 안 보이는 의정갈등에 환자와 국민들 불안이 고조되면서 의사단체에 대한 불만도 한층 거세지는 모습이다. 김성주 한국중증질환연합회 대표는 "6개월째 이어지는 의료공백에 환자들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이 상황에서 의사단체들은 또다시 집단행동을 이야기하고 있다. 의정갈등 사안마다 의사들이 집단행동을 통해 자신들 의견을 관철하려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그 피해는 국민과 환자가 받고 있다"고 토로했다.

중증질환연합회가 지난 6월 발표한 췌장암 환자 281명 대상 설문조사를 보면 응답자 67%가 진료 거부를 겪었고, 51%는 치료가 지연됐다. 중증질환연합회에 따르면 의료공백으로 제대로 된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하거나 상태가 나빠지는 사례들이 발생하고 있다.

의료공백으로 병원노동자 피해도 커지고 있다. 경상국립대병원은 전공의 이탈에 따른 경영난으로 지난해 뽑은 신입 간호사 267명을 아직 현장에 투입하지 못하고 있다. 신입 간호사들은 당초 올 3월부터 경상대병원 진주 본원과 창원 분원에서 근무를 시작할 예정이었다. 연세의료원은 전공의 이탈로 수술 감소 등 경영난이 이어지자 지난 1일부터 소속 병원인 세브란스병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 용인세브란스병원 일반직 직원 대상으로 무급휴직 기간을 기존 40일에서 80일로 확대했다.

보건의료노조는 무급휴가 강요 등 의료공백 책임 전가를 멈추라며 이날까지 노사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29일부터 61개 사업장에서 파업을 실시하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노조 요구 사안이었던 간호법 처리 이후 고대의료원, 이화의료원, 국립중앙의료원 등 일부 병원에서 교섭이 타결됐다. 노조는 일부 병원에서 불가피하게 파업에 돌입해도 응급실, 수술실, 중환자실, 분만실, 신생아실, 투석실 등 환자 생명과 직결된 필수업무에는 필수인력을 투입해 진료 차질과 환자 불편을 최소화한다는 입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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