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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 교가’ 교토국제고 고시엔 우승이 기적인 까닭

‘한국어 교가’ 교토국제고 고시엔 우승이 기적인 까닭

기사승인 2024. 08. 23. 1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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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교생 138명 중 61명이 야구선수
3715개 일본 학교들 경쟁서 우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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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토국제고 야구 선수들이 승리를 확정한 뒤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일본 공영방송 NHK를 통해 한국어 교가가 전국에 생방송됐다. 일본 역사와 전통의 전국고교야구대회 고시엔에서 한국계 교토국제고가 기적의 우승을 이루면서 일어난 일이다.

교토국제고는 23일 일본 오사카 효고현 니시노미야 고시엔구장에서 치른 일본 전국고교야구선수권대회(여름 고시엔) 도쿄 간토다이이치고와 결승전에서 연장 10회 접전 끝에 2-1로 이겼다.

처음 고시엔 결승 무대를 밟은 학교가 사상 첫 우승을 이루는 역사적인 순간이 완성됐다.

교토국제고의 우승을 기적이라고 하는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맞물려 있다. 열악한 조건 속에서 본선 무대조차 밟기 어려운 꿈의 무대를 우승했기 때문이다.

고시엔은 일본 고교 야구선수들이 본선에 진출하기 어려워 꿈의 무대로 일컬어진다. 올해는 일본 전역 3715개 학교에서 3441개 팀이 참가해 단 49개 학교만 본선에 진출했다. 일본 전역에 있는 고교야구 선수 가운데 일본 야구 성지로 꼽히는 고시엔구장을 한 번도 밟아보지 못하는 선수가 태반이다.

교토국제고가 살벌한 경쟁을 뚫고 본선 무대에 오른 것 자체만으로 높이 평가받을 만했다. 야구부 역사도 짧은데다 학교 규모조차 작은 교토국제고가 깜짝 놀랄 성과를 이뤄냈다.

실제 교토국제고는 재일교포 학생 수가 점점 줄어들자 학생 모집을 위해 야구부를 창단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99년 일본 고교야구연맹에 가입했고 현재 전교생 138명 중 야구부 소속이 61명이다. 재적 학생의 약 70%가 일본인이고 한국계는 30% 정도다. 150명도 안 되는 전교생을 보유한 학교가 3715개 학교가 출전한 일본 최고 권위의 고교야구대회를 우승한 건 기적이나 다름없다.

그동안 성적을 볼 때도 기적이 일어났다. 교토국제고는 앞서 2021년 처음 여름 고시엔 본선에 진출해 4강에 올랐으나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파란을 일으키기도 잠시 2022년 여름 고시엔에도 본선에 나갔으나 1차전에서 석패했고 지난해는 본선에 진출하지 못했다.

기적을 써낸 교토국제고 선수들은 출전학교 교가가 울려 퍼지는 고시엔 전통에 따라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교가를 목 놓아 부르고 눈물을 훔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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