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장원재의 스포츠인사이드] 안세영 논란, 개혁개방 산업화로 해결해야

[장원재의 스포츠인사이드] 안세영 논란, 개혁개방 산업화로 해결해야

기사승인 2024. 08. 22. 10:55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질문에 답하는 안세영<YONHAP NO-4508>
안세영이 지난 7일 2024 파리올림픽을 마치고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해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연합뉴스
도덕적 기준이 갑자기 높아지는 시기가 있다. 그전까지는 관례라는 이름 아래 용인되던 일들이 갑자기 비난의 대상이 되거나 범법행위로 전락한다. 안세영 작심발언 논란이 점입가경이다. 핵심은 둘이다. 하나는 대표팀 운영을 둘러싼 구태(품) 개선, 또 하나는 개인 후원금을 비롯한 돈 문제다.

안세영은 "선수촌은 학생 선수가 혼자 버티기에 너무 외로운 곳"이라고 했다. 선배 선수들 빨래와 청소, 라켓 줄 끼우기 등을 후배가 대신하는 관행이 아직도 광범위하게 남아 있다고 했다. 국제 대회 출전 시 숙소를 벗어나 외출하려면 선배에게 일일이 보고해야 하는 관습도 저격했다. 20명의 선배 선수들이 있다면, 누구와 왜 어딜 가는지를 모든 선배에게 다 말하고 일일이 허락받아야 했다는 것이다.

올림픽 전 안세영 측은 협회 관계자에게 건의 사항을 전달했다. 협회는 "올림픽 출전 선수들에게 1인실을 배정해 주겠다"고 약속했지만, 악습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당장 완벽히 해결할 순 없고, 점진적으로 고쳐나가겠다"고 했다. "한 번에 갑자기 모든 걸 바꿔주면 (다른 선배 선수들 불만이 커져) 본인에게 더 안 좋을 수 있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시대적 관습이 통용될 수 있는 조건이 있다. 폐쇄적 문화 고수와 산업화 미비다. 개방과 산업화는 합리화, 선진화의 다른 이름이다. 보는 눈이 많아지고 국제적 스텐다드를 따라야 하기에 불합리한 관행이 깃들 여지가 사라진다.

후원금 얘기를 해보자. 배드민턴 대표팀 경기 때는 협회 공식 후원사(요넥스) 제품을 신어야 한다. 의무조항이다. 협회는 이 댓가로 요넥스로부터 연간 40억원 정도의 용품과 후원금을 받는다. 안세영은 국내대회 때는 아식스 '배구화'를 신었다. 재활 중인 무릎 보호, 긴 랠리를 선호하는 플레이 스타일에 맞춘 결과다. 스피드를 일정부분 포기하고 충격 방지 쿠션에 방점을 찍은 것이다. 파리 올림픽에선 요넥스의 맞춤 신발 제작 제의를 거부하고, 대신 요넥스 미끄럼 방지 양말을 신고 경기를 치렀다.

축구는 전 세계에서 국제화, 산업화에 가장 앞서가는 종목이다. 축구 산업 자체가 보험산업, 자동차산업에 버금가는 세계 11위 규모의 빅 비즈니스다. 그래서 일 처리가 합리적이다. 축구의 경우, 경기복 광고는 구단이 처리한다. 어떤 광고주를 유치하고 얼마를 받는지는 구단이 알아서 한다. 하지만, 축구화는 선수 개개인의 비즈니스 영역이다. 경기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칠 수 있기에 구단이 관여하지 않는다. 2023년 12월 손흥민이 계약을 5년 연장, 아디다스 축구화를 2028년까지 신기로 했다는 기사가 나온 배경이다. 얼마를 받았는지는 발표하지 않았다. 베컴은 아디다스 축구화만 착용하는 종신계약으로 무려 1억 달러를 받았다.

용품업체 입장에선 협회나 구단, 유명 선수를 고객으로 확보하는 것은 브랜드의 신뢰도와 판매고를 끌어올리는 가장 효율적인 수단이다. 그래서 투자를 아끼지 않는 것이다. 배드민턴은 축구만큼은 아니어도 팬과 동호인 숫자가 막대하다. 세계 랭킹 1위 안세영이 각종 규제 때문에 연봉과 상금을 합쳐 9억원을 버는 사이 세계랭킹 13위 푸살라가 광고료 스폰서 십으로 710만 달러(약 97억원)을 번 비밀이 여기에 있다. 개혁개방을 미루고 합리적으로 제도를 개선하지 않는 조직은, 협회든 국가든 미래가 없을 것이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