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25 강경전투 순국경찰관 안장된 ‘논산 합동묘역’ 국가관리묘역 지정

6·25 당시 강경전투 전사한 경찰관 안장
올해부터 충남경찰청 주관 추모제 격상
보훈보 협업해 합동묘역 정비 등 예우 강화

경찰청. /박성일 기자

6·25전쟁 당시 강경전투에서 전사한 경찰관이 안장된 충남 논산시의 순국 경찰관 합동묘역이 올해 첫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됐다.

20일 경찰청에 따르면 논산 순국 경찰관 합동묘역은 6·25전쟁 중 강경전투에서 전사한 경찰관이 안장된 장소다.

1950년 7월 17일부터 18일까지 이어진 '강경전투'에서는 고(故) 정성봉 강경서장의 지휘 아래 220여 명의 경찰병력이 북한군 최정예부대라고 평가받는 제6사단 제1연대 1000여 명으로부터 집중 포위 공격을 당했지만, 육탄전까지 벌이며 치열한 격전 끝에 적의 남하를 18시간 동안 저지한 전투다. 이 과정에서 정성봉 서장을 비롯해 83명의 경찰관이 전사했다.

강경전투를 시작으로 한 서부전선 경찰관 부대의 분전은 북한군 진격을 지연시키면서 전체 북한군의 남하 속도를 늦췄고, 이에 우리 군 최후의 보루였던 낙동강 서부 방어선(마산-의령 축선)을 구축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었던 것으로 평가된다.

북한군 점령 하에 유가족들조차 전사자들의 시신을 수습하지 못한 채 인근 들판에 몇 달간 방치되다가 1950년 9월 28일 인천상륙작전 이후 강경이 수복되자 채운면 의용소방대원들에 의해 수습이 시작됐다. 남아있던 시신과 유류품을 함께 매장해 1기의 봉분을 조성함으로써 합동묘역이 조성됐으며, 그 과정에서 유가족에게 인계되지 못하고 묘역에 안장된 유해는 60위로 추정된다.

전투 종료 다음 해인 1951년 당시 11대 강경경찰서장 이세환 총경의 주도로 전사자 83인에 대한 추모제를 개최, 그 이후 매년 논산경찰서 주관으로 추모행사를 개최해 왔다. 묘역 또한 경찰서 차원에서 관리해왔다.

그 후 1980년대 들어 강경전투 당시 고(故) 정성봉 서장의 통신병으로 참전하였던 한효동 총경(전투 당시 순경)이 제42대 논산경찰서장으로 부임하면서 대규모 정비작업을 추진, 묘비를 세움으로써 현재의 구조를 갖추었고, 2006년에는 논산시 향토문화유산 제33호로 지정됐다.

올해부터는 추모제가 충남경찰청 주관으로 격상됐다. 경찰청은 이번 국가관리묘역 지정으로 국가보훈부와 협업해 이른 시일 내에 설계용역을 실시하고, 묘역과 시설물, 주위 환경 등을 정비해 강경전투 전사 경찰관에 대한 예우를 한층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논산 순국경찰관 합동묘역을 포함해 순국경찰관 합동묘역 중 국가관리묘역으로 지정된 곳은 총 5곳(함양, 단양, 제천, 괴산, 논산)이다.

경찰청 관계자는 "앞으로도 전국 각지의 전사 경찰관 합동묘역의 현황을 파악해 국가관리묘역 지정을 추진하는 것은 물론 강경전투를 비롯한 전사 경찰관들의 헌신에 걸맞은 예우를 다하기 위해 다양한 선양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