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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스권 맴도는 증시에… 낙관론에도 ‘하락장 베팅’하는 개미들

박스권 맴도는 증시에… 낙관론에도 ‘하락장 베팅’하는 개미들

기사승인 2024. 06. 23. 17: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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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금리 인하 기대감에 증시 상승 전망
순매수 1위 KODEX 200선물인버스2X
밸류업에도 박스권 머무르자 신뢰 하락
수출 회복세와 미국금리 인하 기대감 등으로 '국내 증시 낙관론'이 전문가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지만, 개인투자자들은 하락장에 베팅하는 등 여전히 냉담한 평가를 내리고 있다.

이달 개인투자자들이 가장 많이 매수한 상장지수펀드(ETF)는 삼성자산운용의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코스피200이 하락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개인들이 증권가(家)의 하반기 코스피 3000 돌파 전망 등을 신뢰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등 증시 부흥을 위한 정책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에 개인들이 실망을 넘어서 국내 증시의 한계를 느꼈다는 분석이다.

23일 코스콤에 따르면 이달(14일 기준) 들어 개인투자자가 가장 많이 순매수한 ETF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다. 3024억원을 사들였다. 특히 6월 3주 차에만 2115억원을 순매수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코스피200이 하락할 때 수익을 낸다. 여기에 '2X'가 적용, 코스피200이 1% 하락한다면 2%의 수익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이례적이라 평가다. 미국의 금리인하 기대감과 함께 수출 회복에 따른 양호한 실적 전망 등을 이유로 하반기 국내 증시 전망이 좋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NH투자증권은 연간 코스피 목표치를 3100포인트로 제시하기도 했다.

더구나 같은 기간 기관은 삼성자산운용의 'KODEX 레버리지'를 320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KODEX 레버리지는 KODEX 200선물인버스2X와 반대로, 코스피200이 상승할 때 수익을 낼 수 있는 상품이다.

하락장에 베팅하는 개인투자자의 선택은 국내 증시에 대한 신뢰도가 크게 떨어졌음을 나타내고 있다. 국내 증시 활성화를 위해 밸류업 프로그램 도입 등 각종 노력을 했음에도 여전히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한 그동안의 상황을 고려할 때, 이번 낙관론에 대한 개인들의 부정적 시각을 느낄 수 있다.

여기에 매도의견 부재 등 이해관계에 따라 리포트를 내놓는다는 이미지가 쌓이면서, 증권사 리서치센터에서 제시하는 낙관론 자체를 믿지 않는 시각도 상당수 존재한다.

지난 20일 코스피는 종가 기준으로 2년 5개월 만에 2800선을 탈환하며, 하반기 3000포인트 돌파에 대한 기대감을 키웠다. 하지만 하루 만에 다시 2700대로 떨어졌다. 이 같은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증권가 예상보다는 여러 호재에도 박스권을 벗어나지 못했던 국내 증시의 경험을 더 믿게 됐다는 분석이다.

특히 국내 증시가 한동안 박스권에 갇혀 있었던 만큼, 강세를 보일 경우 차익실현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는 점도 증시 상승 가능성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주식 투자에서도 개인투자자들은 국내 증시를 떠나고 있다. 기술의 발달로 해외주식 투자가 쉬워진 상황에서, 수익률이 큰 차이를 보인 탓이다.

지난 21일 기준 연초 대비 코스피는 4.86% 올랐으나,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 500은 14.75%, 나스닥은 18.05%로 3배가 넘는 상승률을 보였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해외주식 보관액은 132조2471억원으로 사상 최고액을 경신했다. 올해 1월부터 6월(21일)까지 국내 투자자는 해외주식을 9조4870억원어치 순매수하며 같은 기간 7조9036억원인 국내 주식 순매수 규모를 앞질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박스권에 갇혀 있는 국내 증시에 실망한 개인투자자들은 주가가 강세를 띨 때 바로 차익실현에 나서는 경향을 보인다"며 "이런 분위기가 지수 상승보단 하락에 베팅하는 선택으로 이어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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