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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금알 낳는 거위 아닌 中 은행들의 파산 열풍

황금알 낳는 거위 아닌 中 은행들의 파산 열풍

기사승인 2024. 06. 09. 1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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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적으로는 땅 짚고 헤엄치는 업종
하지만 악성 채무자들 급증으로 휘청
지방, 민영 은행 30% 파산 직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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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의 은행 파산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사실을 말해주는 만평. 예금주들은 최악의 경우 예금을 돌려받지 못할 수도 있다./징지르바오.
중국에 황금알을 낳는 거위로 인식되는 은행의 파산 열풍이 불고 있다. 과거 경제성장률 증가에 나름 상당한 역할을 했던 둘도 없는 효자가 지금은 애물단지로 변신했다고 해야 할 것 같다. 게다가 향후 상당 기간 상황도 나아지기 어려울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징지르바오(經濟日報)를 비롯한 매체들의 최근 보도를 종합하면 중국의 은행들은 불과 수년 전만 해도 기본적으로 땅 짚고 헤엄치는 입장이라고 해도 좋았다. 하지만 코로나19의 창궐 이후 경제가 휘청거리면서 상황은 급변했다. 꼬박꼬박 이자를 잘 갚기만 했던 기업과 개인 채무자들이 언제 그랬냐는 듯 갑자기 악덕 라오라이(老賴·악성 채무자)로 변신했으니 그럴 수밖에 없다.

상황이 얼마나 심각한지는 지난달 21일 경제 실무를 총괄하는 허리펑(何立峰) 부총리(당 중앙금융위 판공실 주임 겸임)가 지방금융 간부들을 소집한 회의를 통해 "지금 지방 중소 금융기관 리스크가 상당히 심각하다. 엄정한 방지와 통제를 잘 해야 한다"고 언급한 사실만 봐도 좋다.

지난달 영업 부진과 부채 누적으로 문을 닫은 은행 분점들이 무려 1257개에 이른다는 통계를 살펴보면 더욱 그렇다고 할 수 있다. 1년 사이에 무려 30%나 늘어났다.

향후 전망 역시 심각하다. 지방과 민영 은행들의 30%가 아예 문을 닫을 것으로 분석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베이징의 금융 전문가 마오밍추(毛明秋) 씨가 "현재 금융업 상황이 상당히 나쁘다고 단언해도 좋다. 그럼에도 중앙과 대도시 소재 은행들은 생존이 가능하다. 하지만 지방 및 민영 은행들은 완전히 다르다. 운명이 백척간두라고 해야 한다"면서 분위기가 나쁘다고 극단적으로 분석하는 것은 괜한 게 아니라고 해야 한다.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는 그럭저럭 괜찮다. 국제통화기금(IMF)이 최근 성장률 예상치를 0.4%포인트 올려잡은 사실을 봐도 확실히 그렇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얼어붙은 내수 경기와 대형 업체들이 지고 있는 천문학적인 부채로 빈사상태에 직면한 부동산 산업, 미중 갈등 등의 상황을 고려하면 장기적으로는 어려움에 처할 가능성이 높다.

이 상황에서 은행들까지 휘청거릴 경우 분위기는 더 나빠지게 된다. 당장 내년 이후부터의 성장률이 악영향을 받을 수 있다. 중국 경제가 전혀 예상 못한 은행들의 파산 열풍으로 악전고투를 감내해야 할 위기에 직면했다고 해도 좋을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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