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톈안먼 사태 35주년 D-7… 中 초긴장

톈안먼 사태 35주년 D-7… 中 초긴장

기사승인 2024. 05. 28. 1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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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요 우려한 당국 적극 차단 나서
민중 반란 상징 이자성 등 동상 비밀리 이전
해외 반체제 인사들 성대한 기념식 개최 예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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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22년 6월 4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린 톈안먼 사태 33주년 기념식에 참석한 1989년 당시의 학생 지도자들. 가장 오른쪽이 우얼카이시, 그 다음이 왕단이다./미국의 중국어 신문 보쉰(博訊).
지난 1989년 발생한 톈안먼(天安門) 유혈 사태가 다음달 4일 어느덧 35주년을 맞이하게 되면서 중국 전역이 초긴장 상태에 접어들고 있다. 당연히 중국 당국은 행여나 터질지 모를 크고 작은 소요 사태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각종 대비책을 은밀하게 마련해놓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28일 전언에 따르면 현재 '톈안먼 사태'와 유혈 참변이 벌어진 날을 상징하는 '6·4'는 중국에서는 절대 입에 올려서는 안 되는 금기어로 낙인이 찍혀 있다고 해도 좋다. 하지만 세상이 100% 온라인화된 것이 현실인 만큼 완벽하게 틀어막지는 못하고 있다고 해야 한다.

매년 6월을 전후해 일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톈안먼 사태와 관련한 반정부 성향의 글이나 사진이 게재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도 예외는 아니다. 사이버 공안 당국이 눈을 부라린 채 웨이신(微信·위챗) 등의 SNS와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검열 및 단속에 나선 것은 결코 괜한 게 아니라고 할 수 있다.

게다가 중국 내 반체제 인사들의 수도 상당하다. 당장 당시 시위에 참가했다 숨진 희생자들의 모친들인 '톈안먼 어머니회'의 회원들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매년 자녀들의 원혼을 달래기 위한 추모제를 여는 등의 활동으로 당국의 골치를 썩이고 있는 것으로 유명하다. 대부분 고령인 탓에 속속 타계하고 있으나 그래도 아직 115명이나 되는 회원들이 자녀들의 명예회복과 복권을 부르짖으면서 당국과 각을 세우고 있다.

이외에 할 말은 하는 장톈융(江天勇), 푸즈창(浦志强) 같은 인권 변호사들 역시 거론해야 한다. 전국적으로 최소한 수백여 명이 사태의 진실을 밝히려는 활동을 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일부는 수감 생활을 감수하고도 있다. '톈안먼 어머니회'와도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미국을 비롯한 해외에는 반체제 인사들이 더 많을 수밖에 없다. 우선 당시 시위 주역으로 당국의 수배 리스트 1호였던 왕단(王丹·55)을 가장 먼저 꼽을 수 있다. 대만과 미국을 오가면서 중국의 민주화에 미국을 비롯한 서방 세계가 더욱 관심을 기울여줄 것을 호소하는 등의 활동을 하고 있다.

대만에 정착한 위구르족 출신의 우얼카이시(吾爾開希·56), 여학생 지도자로 주목을 받았던 차이링(柴玲·56), 사태 당시 맨 몸으로 탱크를 막아섰다 항쟁의 상징이 된 왕웨이린(王維林·54), 칭화(淸華)대 물리학과 출신 저우펑샤오(周鋒銷·57) 등 역시 거론할 수 있다. 모두들 사태의 진실을 밝히고자 하는 이런저런 형태의 반중 행보로 중국 당국의 눈엣가시가 되고 있다.

이들은 사태 발생 35주년 D-7일을 남겨 놓은 현재 희생자들을 기리는 통합 추도식을 미국 워싱턴에서 개최하는 계획도 세운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중국의 민주화를 지원하는 미국의 각급 단체들 역시 적극 후원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입장에서는 판이 커지는 것을 어떻게든 막아야 하는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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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만간 산시성 상뤄시로 옮겨질 명나라 말기 농민 반란군 수장 이자성의 동상. 톈안먼 사태를 반추시킬 가능성을 아예 차단시키고자 하는 당국의 의중을 대변한다고 볼 수 있다./보쉰.
실제로 국내에서는 SNS와 인플루언서들에 대한 검열이나 단속 이외의 각종 대책들도 속속 세워졌다는 것이 베이징 외교 소식통들의 전언이다. 예컨대 톈안먼 일대와 대학가에 대한 철저한 통제, '톈안먼 어머니회' 회원들 및 인권 변호사들의 동향에 대한 감시 등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특이한 것은 중국 당국이 5000년 역사에서 가장 유명한 반란의 상징으로 일컬어지는 명나라 말기의 농민군 지도자 이자성(李自成)과 청나라 때 태평천국의 장군 소조귀(蕭朝貴)의 동상을 이전하는 계획을 조만간 실행에 옮길 것이라는 사실이 아닌가 싶다. 각각 베이징 창핑(昌平)과 후난(湖南)성 창사(長沙)시에 소재하고 있었으나 조만간 산시(陝西)성 상뤄(商洛)시와 인근으로 이동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두 동상의 존재가 톈안먼 사태를 반추시키는 역할을 하면서 시위를 고무시킬 수 있다고 판단했을 수도 있다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톈안먼 사태 35주년 1주일을 앞두고 중국이 직면한 초긴장 상황이 진짜 간단치 않다는 사실을 에둘러 말해주는 해프닝이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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