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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 3사, 3년여 만에 VLCC 수주 나서나

조선 3사, 3년여 만에 VLCC 수주 나서나

기사승인 2024. 01. 23.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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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 슬롯계약 마감…국내 독무대 예상
수익성 따른 '선가 줄다리기' 본격화
사본 -삼성중공업 건조한 원유운반선 사진 (2)
삼성중공업이 건조한 원유운반선. /삼성중공업
3년여 만에 초대형 원유 운반선(VLCC, 탱커선) 발주가 다가올 것으로 예상되면서 국내 조선사들이 주판알을 튕기고 있다. VLCC는 이미 중국이 무리하게 수주해 슬롯 계약(건조생산라인인 도크 예약)을 마감한 만큼 국내 기업들의 독무대가 될 가능성이 크다. 각 조선사와 선주간 선가 줄다리기가 본격화 될 전망이다.

22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 삼성중공업, 한화오션 등 국내 조선 3사는 지난 2021년 3월 이후 약 3년여 만에 VLCC 수주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VLCC는 2010년대 후반까지만 해도 국내 조선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주에 나서던 선박이다. 일례로 대우조선해양(현 한화오션)은 2018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16척의 VLCC를 수주하기도 했다.

하지만 중국 조선사들이 낮은 선가와 빠른 납기를 무기로 시장에 나서면서 국내 조선사들은 수주 전략을 수정하게 됐다. 무리한 저가 수주 경쟁이 나아가 기업 경쟁력을 떨어뜨린다는 판단하에 각 기업은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 등 고부가가치 선박에 본격적으로 집중하기 시작했고, 2021년 3월 현대삼호중공업을 마지막으로 국내 VLCC 수주는 사라졌다.

이후 중국 조선사들의 무리한 수주로 슬롯(건조공간)이 2027년까지 채워지면서 앞으로 국내 조선업계로의 발주가 시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특히 국내 조선소의 경우, 그간 VLCC 수주가 아예 없다 보니 2026년 탱커 슬롯이 거의 비워져 있는 상태다. 또 견조한 원유 수요로 올해 연 60척가량의 VLCC 신규 발주가 예상되고 있다.

선가도 지속해서 오르고 있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전문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VLCC 선가는 1억2800만달러로, 3년 전(8500만달러)과 비교해 50% 이상 증가했다. 실제로 한화오션은 현재 노르웨이 선사와 해당 가격선으로 VLCC 2척의 건조 협상을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변용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대형 탱커의 수급 상황은 수 년간 지속된 발주 감소로 수주잔고가 절대적으로 줄어든 상태"라며 "운임 상승에 따른 발주 증가는 시간차를 두고 반복돼 왔다. VLCC의 수익 상승과 발주도 시작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전통적으로 VLCC 자체가 수익성 위주의 수주로 판단되지 않아 조선 3사는 계약 체결까지 신중을 기할 것으로 예상된다. VLCC 선가는 1척당 2억6000만달러 안팎으로 책정되는 LNG 운반선의 절반에 그치지만, 선박에 들어가는 후판 등 원자재 비용은 더 높다.

조선업계 한 관계자는 "이미 3년 치 이상 일감이 쌓여 있어 수주 자체가 급하지 않은 상황"이라며 "지난해에 이어 수익성 개선이 우선이다 보니 신중하게 선별 수주에 나설 것"이라고 전했다.

이장현 인하대 조선해양공학과 교수는 "VLCC는 LNG선에 비해 특별히 높은 기술력을 요구하지 않다 보니 결국 선주와 조선사 사이에서 서로가 만족하는 적정 가격을 찾는 데 어려움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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