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쌓이는 미분양·PF 위기…건설업계 ‘흔들’

쌓이는 미분양·PF 위기…건설업계 ‘흔들’

기사승인 2024. 01. 07.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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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11월 미분양 주택 1만465가구
태영發 파장·고름리 속 수요 위축
"아파트 공사중단 등 타격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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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업계가 글로벌 인플레이션·고금리 장기화에 따른 '악성 미분양' 적체·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이자 부담 증가 등 겹악재를 맞고 있다.

게다가 최근 태영건설이 과도한 PF 대출로 인한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을 신청하면서 업계 전체의 자금 조달 여건 악화 가능성이 커진 실정이다. 이렇다 보니 건설사들의 주택 사업이 크게 위축할 것이란 부정적 전망이 나온다. 일각에선 공급난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7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전국 준공 후 미분양 주택은 1만465가구로, 전월 대비 2.4% 늘었다. 전년 동기(7110가구)와 비교하면 약 47% 급증한 수치다.

준공 후 미분양은 입주 시작 아후에도 집주인을 찾지 못해 비어있는 집을 의미한다. 통상 착공·분양 시점부터 완공되는데 2~3년의 시간이 소요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사실상 상품성이 크게 떨어지는 물건이다. 과거에는 입지, 평형, 고분양가 논란 등이 원인으로 지목됐지만 최근에는 여기에 원자잿값·인건비 인상에 따른 분양가 상승세, 고금리 기조에 따른 부동산 수요 심리 위축 등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문제는 이런 물량이 장기간 팔리지 않을 경우 건설사들이 자금 유동성 위기를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주택 분양사업은 사업 주체가 은행으로부터 PF 대출을 받아 공사를 진행한 후 수분양자들에게 받은 돈으로 원금과 이자를 갚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하지만 집주인을 구하지 못할 경우 PF 대출 이자 부담이 커지면서 자금 경색 위기에 직면할 가능성도 커진다.

지난달 28일 태영건설의 워크아웃 신청 배경 역시 PF 대출금 상환 실패가 주효했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도급 순위 16위 태영건설마저 유동성 위기를 겪은 만큼 건설업계 전반의 자금 조달 여건이 나빠지고 주택 사업 위축 현상이 이어질 것이란 우려가 제기되는 이유다.

이와 관련해 한 중견 건설사 관계자는 "가뜩이나 공사비가 치솟은 가운데 부동산 PF 대출 요건까지 강화된다면 건설사들이 신규 사업을 시도하는 데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이는 지표에서도 확인 가능하다. 주택산업연구원 조사 결과 이달 전국 미분양 물량 전망 지수는 115.7로, 작년 5월(106.0)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건설사들의 사업 여건 악화를 전망하면서도 주택 공급난에 대해선 신중한 의견을 내놨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악성 미분양 증가 및 PF 위기 현상이 심화하면서 현재 사업을 진행 중인 민간 아파트 현장이 공사 중단 등 타격을 입을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면서도 "정부 차원에서 PF 리스크 관리에 주력하고 있기 때문에 공급난 우려가 나오기엔 섣부른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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