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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의로] 스위스 로잔 사무소는 왜 논란거리가 됐나

[여의로] 스위스 로잔 사무소는 왜 논란거리가 됐나

기사승인 2023. 12. 13. 13: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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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체육회가 지난 1일 오후 서울 올림픽파크텔 1층 올림피아홀에서 2023년도 임시대의원총회를 개최해 체육회 정관 개정, 스위스 로잔 국외연락사무소 운영 계획 등의 안건을 심의·의결하고 있다. /대한체육회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갈등이 뜻밖의 곳에서 재현됐다. 더위가 한창이던 지난 6월 말 2027 충청권 하계세계대학경기대회(하계유니버시아드·U대회) 조직위원회 구성을 두고 대립하던 문체부와 대한체육회가 6개월 만에 이번에는 스위스 로잔에 국외 연락사무소 설립 건을 두고 다시 맞서고 있다.

대한체육회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로잔 사무소는 정부 부처인 문체부가 예산 집행 승인을 하지 않으면서 제동이 걸렸다. 대한체육회에 따르면 관련 예산 8억원은 지난해 국회를 통과했고 사무소가 들어설 구체적 장소도 확정돼 있다. 내년 예산 4억원이 편성된 상황인 만큼 연내 승인을 촉구하고 있다. 반면 문체부는 '지난해 국회의원들이 정부 입장을 질의했을 때 문체부가 연락소 설치안을 수용한 것은 맞지만 그때는 구체적인 사업 계획을 잘 몰랐다'는 입장이다.

로잔 사무소의 필요성을 놓고 문체부와 대한체육회의 온도 차는 상당하다. 문체부는 '로잔에 비슷한 사무소를 운영하는 나라가 없는 데다 지금 같은 시대에 스포츠 외교가 반드시 오프라인 사무실을 통해 이뤄지는 것은 아니며 현재 유치를 추진 중인 국제대회도 없다'며 부정적이다.

대한체육회는 스포츠 외교 활성화를 위해 로잔 사무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대한체육회 측은 "스포츠 강국 대부분은 유럽에 위치해 일일 생활권으로 별도 사무실이 필요하지 않다"며 "세계반도핑기구(WADA)와 세계태권도연맹(WF) 등 국제스포츠기구 중 로잔 사무소를 보유하고 있으며 2027년 충청권에서 개최될 세계대학경기대회를 주관하고 있는 국제대학스포츠연맹(FISU)도 벨기에(브뤼셀)에서 로잔으로 본부를 이전했다"고 반박했다.

결과적으로 현지 사무소가 있으면 여러모로 장점이 많다는 대한체육회와 로잔에 연락 사무소가 설치될 경우 예산의 방만한 운영으로도 볼 수 있다는 문체부다.

양쪽의 말은 각자의 입장에서 나름 일리가 있다. 다만 새 정권이 들어서고 정부와 체육계가 서로 화합하지 못하는 인상을 지속적으로 심는 것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모두에게 바람직하지 못하다. 누가 '맞고 그르다'를 따지자는 게 아니다. 서로 합심해서 슬기롭게 현안들을 헤쳐 나가는 모습을 국민들은 기대한다.

6개월 전으로 돌아가 충청 U대회 조직위 구성을 둘러싼 대한체육회와 문체부의 거센 갈등 양상은 결국 국무조정실이 중재에 나서며 봉합될 길로 들어섰다. 윗선이 나서 체육회의 손을 들어주면서 상황은 일단락됐다.

그때와 지금의 차이라면 문체부를 이끄는 수장이 바뀌었다는 점이다. 유인촌 장관이 들어선 문체부가 이번 사안은 어떻게 결론을 내릴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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