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단독]‘빈 점포’ 팔아 ‘1700억대’ 챙긴 은행권…“올해는 만만찮네”

[단독]‘빈 점포’ 팔아 ‘1700억대’ 챙긴 은행권…“올해는 만만찮네”

기사승인 2023. 12. 04. 18:46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양정숙 무소속 의원실 '금감원 자료' 분석 결과
국민은행, 전년 대비 매각익 감소폭 가장 커
올해 매각익, 지난해 1700억대 대비 93.82%↓
부동산 시장 침체 등 영향에 4분기도 저조 예상
basic_2021
지난해 영업점 폐점 등으로 발생한 유휴 부동산을 매각해 1700억 원대 가욋벌이를 올렸던 5대 은행이 올해는 별다른 재미를 보지 못하고 있다.

올해도 5대 은행은 80개에 달하는 영업점을 없앴지만, 유휴 부동산 매각익 규모는 작년보다 90%넘게 급감했다. 상업 부동산 시장이 침체를 겪고 있는 데다, 금융당국도 은행들이 고령층 등 디지털 소외계층을 고려해 점포 통폐합 속도조절에 나설 것을 요구하면서 유휴 부동산 매각과 관련한 은행권의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은행이 장부가를 웃도는 액수로 부동산을 매각하면 유형자산처분이익이 늘어 실적에 보탬이 되지만, 당분간 예년처럼 부동산 매각익이 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4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양정숙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5대 은행 부동산 매각 현황' 자료에 따르면 5대 은행은 지난해 장부가를 크게 웃도는 가격으로 유휴 부동산을 팔아치웠다. 그 결과 총 1716억원의 수익을 내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올해는 3분기 누적(실제 매각가 기준) 기준 유휴부동산 매각익이 106억원에 그쳤다.

이들 은행의 올해 3분기 누적 부동산 매각 완료 건수(11건) 역시 지난해 연간(68건) 대비 83.82% 줄었다.

전년 대비 매각익은 KB국민은행에서 가장 많이 감소했다. 올해 3분기 말 실제 매각가(54억원)는 장부가(33억원)를 웃돌았지만 지난해 매각가(963억원)·장부가(476억원) 차이에 비해서는 크게 저조했다.

올해 3분기 누적 기준 매각가와 장부가의 차이는 국민은행(3건, 21억원), 신한은행(5건, 12억원), 하나은행 (1건, 6억원), 농협은행 (1건, 1억원) 순으로 높았다. 우리은행은 약 1억원 규모 유휴부동산 1건을 비슷한 가격에 팔아 사실상 매각 차익이 없었다.

이들 은행의 지난해 매각이익은 올해 수준을 크게 상회한다. 국민은행이 963억원(장부가 476억원), 신한은행 100억원(52억원), 우리은행 314억원(120억원), 하나은행 214억원(153억원), 농협은행 125억원(94억원)이다.

은행권의 유휴부동산 매각 건수·이익이 줄어든 것에는 영업점 통폐합 감소와 부동산 시장 침체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5대 은행의 전국 폐쇄 영업 점포(출장소 포함) 수는 지난해 12월 말 3989개에서 올해 6월 말 3926개로 63개 감소했다. 다만 지난해 6월 말(4062개) 이후 6개월 새 73개를 줄인 것에 비해서는 감소 추세가 다소 둔화됐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자가 건물 및 영업점 폐점 사례가 줄었고, (부동산 시장 침체로) 매력적인 물건이 많이 없어진 영향"이라고 설명했고, 신한은행 관계자는 "지방 거점 점포 인근 사택 등에 대한 수요가 노후화 등을 이유로 줄면서 지난해 많이 처분한 기저효과"라고 말했다.

하나은행 관계자는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합병 이후 중복 유형 자산 정리를 목적으로 매각을 진행했고, 그 결과 지난해 중복 점포 정리가 거의 마무리된 상황"이라고 말했다. 농협은행과 우리은행도 부동산 경기 침체에 따라 매각 건수 등이 줄었다는 입장이다.

다만 은행권은 잔여 유휴부동산에 대한 매각 노력은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국민은행은 폐점포 등 잔여 부동산 12건에 대한 매각을 지속 추진할 예정이다. 신한은행은 잔여 물건 13건에 대한 매각을, 우리은행은 4분기 중 유찰 부동산 5건에 대한 공매를 각각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농협은행은 내년 하반기 중 2건의 매각을 추진한다.

윤지해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상업용 오피스텔의 연간 수익률은 일반적으로 최대 약 7%인데 수신 금리가 오르면서 예금 등 안전 자산에 투자하는 사례가 늘었다"며 "이에 따라 부동산 등 물건에 대한 수요가 양적으로 줄어든 것"이라고 설명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