車 구동부품 휠 안에 ‘쑥~’…현대차그룹, 혁신기술 성공

유니휠 세계 최초 공개
실내공간 확대…통합형 구조 구축
트렁크·프렁크 등 적재공간 확보
동력 효율·내구성 하락 문제 보완
"모빌리티 시장서 게임 체인저되길"

바퀴를 돌리는 핵심 구동부품을 휠 안으로 집어 넣으면 어떻게 될까. 기존보다 동력 전달 효율이 높아지고 주행 안정성은 탁월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부품이 차지하던 차체에 추가로 확보된 공간은 배터리 용량을 늘리거나 탑승공간을 넓히는 등 다양한 활용도 가능해진다. 현대차그룹이 기존 타이어 안쪽을 지지하는 역할에 그쳤던 '휠'의 쓰임에 새 지평을 열 혁신적 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현대자동차·기아가 28일 커뮤니티하우스 마실에서 '유니휠 테크데이'를 개최하고 기존 차량 구동 시스템에 변화를 불러올 '유니버설 휠 드라이브 시스템(유니휠)'을 세계 최초 공개했다. 유니휠은 전기차의 주요 구동 부품을 휠 내부로 옮겨 실내 공간을 획기적으로 확대하는 기능 통합형 휠 구동 시스템이다. 현대차·기아가 기존에 없던 완전히 새로운 구조의 구동 시스템을 고안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박종술 현대차·기아 선행기술원 수석연구위원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의 게임 체인저가 될 수 있는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선보일 수 있어 기쁘다"며 "고객들이 모빌리티를 지금과는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기술의 완성도를 높이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유니휠은 전기차의 감속기와 드라이브 샤프트·CV 조인트의 기능을 모두 휠 안에 넣고 모터를 각 휠 가까이에 위치시킴으로써 플랫 플로어 구성을 가능하게 한다. 이 기술이 적용되면 기존 구동시스템이 차지하던 공간을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 확장된 공간을 트렁크나 프렁크 등 추가 적재 공간으로 활용할 수 있고, 배터리를 싣는다면 주행거리도 더 늘릴 수 있다.

배터리 대신 고객 탑승공간을 넓힐 수도 있다. 대부분의 전기차 배터리는 차체 바닥에 배치되는데, 이 때문에 차고를 높여 설계해야 하거나, 배터리 부피만큼 승객 공간이 축소되는 한계가 있다. 하지만 유니휠을 적용해 배터리 패키징을 최적화할 수 있다면 승객의 탑승공간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어서다. 특히 다양한 용도에 맞춤형 실내를 꾸며야하는 PBV(목적 기반 차량)라면 보다 최적화 된 배치가 가능해진다.

또 휠의 어떤 움직임에도 동력을 거의 동일한 효율로 끊김 없이 전달해 높은 내구성과 승차감을 확보할 수 있다. 기존 CV 조인트가 적용된 드라이브 샤프트는 휠의 상하좌우 움직임에 따라 꺾이는 각도가 커질수록 동력 효율과 내구성이 하락하는 문제가 있어왔다. 유니휠은 전기차의 감속기의 역할도 대체한다.

전기차에 필요한 동력원·감속기 기능을 동일하게 구현할 수 있기 때문에 일반 승용·고성능 전기차 등 모든 종류의 전기차에 쉽게 적용할 수 있다는 장점도 갖고 있다. 다양한 크기의 차량뿐 아니라 휠체어·자전거·배송로봇 등 다른 종류의 모빌리티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얘기다. 요구 조건에 따라 작게는 4인치부터 크게는 25인치 이상의 휠에 탑재할 수도 있다.

휠의 회전축이 이동한다는 유니휠의 특성을 이용해 계단을 에스컬레이터처럼 부드럽게 오르는 모빌리티도 만들 수 있다. 실제로 이날 현대차·기아는 유니휠을 통해 계단을 흔들림 없이 오르는 모빌리티의 개념을 소개하기도 했다.

현대차·기아는 유니휠과 관련된 특허 8건을 국내와 미국, 유럽 등 주요 국가에 출원 및 등록을 마쳤다. 현재 유니휠의 개발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다양한 테스트를 통해 안정성과 효율성, 내구성 등을 지속 검증하고 있다. 향후 기어비 조정 및 윤활 냉각 시스템 고도화 등 상품성을 높이기 위한 노력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