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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부통제 혁신했다던 우리은행, 올해도 반복된 횡령사고...검사기능 혁신 허울?

내부통제 혁신했다던 우리은행, 올해도 반복된 횡령사고...검사기능 혁신 허울?

기사승인 2023. 11. 27.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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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상금 10억·디지털 검사팀 신설 등
'금융사고 제로은행' 개선안 마련에도
올해 임직원 자금 횡령 잇달아 발생
파생 거래 실수로 1000억원 손실 더해
임종룡 회장 내세운 내부통제 '무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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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700억원대 횡령사고로 내부통제에 심각한 구멍을 드러냈던 우리은행이 '금융사고 제로은행'으로 변화하기 위해 검사기능 혁신방안을 마련했다. 추진 방안에는 디지털 검사팀 신설 등 검사조직을 강화와 함께 내부자신고제도 실질 운영, 검사주기 단축 등 12가지 개선안이 담겨 있다.

우리은행은 현재 대부분 검사기능 강화 추진방안 등이 완료됐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올해도 우리은행에선 임직원들의 자금 횡령사고가 끊이지 않았다. 이에 더해 주가연계증권(ELS) 파생 거래에서 ELS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헤지 포지션을 잘못 평가해 1000억원에 달하는 손실도 발생했다. 우리은행 내부통제시스템에 허점이 있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운 대목이다. '금융사고 제로은행'을 위한 임종룡 우리금융그룹 회장의 빈틈없는 내부통제 시스템 구축 목표가 무색해진 셈이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금융감독원에서 열린 상반기 은행권 내부통제 워크숍에서 우리은행은 내부통제 운영사례로 '검사기능 혁신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권 워크숍은 지난해 우리은행 700억원대 횡령사고와 올해 4월 드러난 경남은행 3000억원 횡령사고 등 횡령사고가 반복적으로 발생하자 은행의 자체 내부통제 역량을 높이기 위해 마련한 자리다.

금감원 관계자는 "2~3개 은행이 돌아가면서 내부통제 운영사례 발표하고 있는데, 지난해에는 우리은행에서 대규모 횡령사고가 발생한 만큼 검사기능을 강화하는 내용의 내부통제 운영사례를 공유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상반기 워크숍에서 우리은행은 지난해 대규모 횡령으로 실추된 고객 신뢰를 다시 끌어올리기 위해선 검사기능 혁신 등 빈틈없는 내부통제시스템 구축 필요성을 강조했다. 우리은행이 지난 4월 마련한 검사기능 혁신추진 세부 방안은 △탄탄한 검사조직 △신뢰받고, 믿음직한 직원 △슬기로운 검사업무 등 3가제 테마로 이뤄졌다.

우리은행은 우선 검사업무 기능 강화 및 효율적인 조직 운영을 위해 부서 단위인 검사실을 검사본부로 격상했고, 경쟁은행 중 KB국민은행과 신한은행만 운영하던 디지털검사팀도 신설했다. 이에 더해 파생상품과 리스크, IT 등 전문분야 담당검사역을 확충했고 검사역의 전문화도 추진했다.

임직원들의 윤리의식 강화 등을 위해 사고예방 교육은 물론 내부자신고제도도 익명성을 강화하고 인센티브를 최대 10억원까지 늘렸다.

이에 더해 영업조직에 대한 검사주기를 기존 3년에서 2년으로 단계적으로 단축하고, 감사부문의 KPI를 강화해 검사기능 효율성을 높여간다는 방침이다.

우리은행은 현재 12가지 검사기능 혁신 세부 추진 방안 중 영업조직 검사주기 단축 외 대부분 과제를 완료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내부통제 강화를 위한 검사기능 혁신추진 방안은 지난 4월 수립한 것으로, 금융사고 사전예방에 목적을 두고 있다"면서 "2분기까지는 임직원 횡령 등 금융사고가 1건에 그쳐 경쟁은행보다 적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일각에선 우리은행이 지난해 700억원대 횡령사고가 낸 이후 내부통제제도를 정비한 이후에도 크고 작은 횡령사고가 발생하고 있어 우리은행 내부통제시스템에 여전히 허점이 있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우리은행에선 지난 6월 직원이 시재금 9000만원을 횡령한 데 이어 최근에는 고객 공과금 5000만원을 횡령하다 적발되기도 했다. 아울러 파생상품 거래에서 1000억원에 이르는 평가손실을 낸 점도 내부통제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주가연계증권(ELS) 파생 거래에서 위험을 관리하기 위한 헤지 포지션을 잘못 평가해 평가손실이 커진 것인데, 잘못된 파생상품 평가방식에 대한 진단이 빨랐다면 손실을 줄일 수 있었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파생상품에서 손실을 낼 수 있지만, 내부통제 기능이 제대로 작동했다면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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