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시아투데이 로고
쌓인 매물만 5개…보험사 M&A 시계제로

쌓인 매물만 5개…보험사 M&A 시계제로

기사승인 2023. 11. 27. 18:30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톡 링크
  • 주소복사
  • 기사듣기실행 기사듣기중지
  • 글자사이즈
  • 기사프린트
경기 침체·고금리 장기화 부담
"올해 어려워…내년 하반기 기대"
basic_2022
연이은 매각 실패로 올해 보험사 인수합병(M&A) 시장이 시계제로 상태에 놓였다. 유찰 또는 잠재 매물만 5곳이나 쌓였다. 경기 침체와 고금리 장기화로 원매자의 인수 부담이 큰 탓이다. 실제 최근 보험사들은 인수 가격에 대한 이견으로 막판 협상이 결렬됐다. 특히 비은행 강화를 내건 금융지주마저 금융당국의 상생 금융 및 충당금 압박으로 인해 사실상 인수 작업을 멈춘 상태다. 업계에선 내년 하반기부터 M&A 시장의 점진적 회복을 예상했다.

27일 금융투자(IB) 및 보험업계에 따르면 인수합병 시장에 나온 매물은 ABL생명, KDB생명, MG손해보험 등이다.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도 잠재 매물로 거론된다.

실제 매각을 추진한 3개사는 막판 협상 과정에서 불발됐다. ABL생명은 한 사모펀드사가 BNK금융지주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인수하려 했으나 BNK측이 인수를 철회하면서 최근 불발됐다. 시장에선 ABL생명의 적정 매각가로 3000억~4000억원 수준을 추정한다. ABL생명은 자산 17조원 규모의 중소형 보험사로, 저축성 및 변액보험 중심 사업 구조다. 올 3분기(7~9월) 225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해 1년 전(-74억원)보다 적자폭이 확대됐다.

'5수생'인 KDB생명은 지난달 18일 우선협상자였던 하나금융지주의 인수 포기로 매각이 또 불발됐다. 인수가격은 2000억원 수준으로 평가되지만 향후 재무구조 개선을 위해 최대 1조원까지 투입돼야 하는 자금 부담 때문으로 알려졌다. KDB생명의 덩치는 ABL생명과 비슷한 수준으로, 당기순이익은 작년 3분기 483억원에서 올 3분기 -750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예금보험공사가 경영 관리 중인 MG손해보험도 매각 예비입찰이 올해 두 차례(1·10월) 모두 유찰됐다. 예보는 3분기 실적 확인 후 재매각을 개시할 전망이다. 매각가는 3000억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2020년 최대주주인 JC파트너스의 지분 인수 금액이 2000억원이었고, 이후 3년 간 들어간 금융 비용을 감안한 가격이다. 금융위는 지난해 4월 MG손보를 금융산업구조개선법에 따른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했다.

잠재 매물인 롯데손해보험과 동양생명은 몸값 부담이 크다. 롯데손해보험의 최대주주인 JKL파트너스(77.04%)가 지난달 JP모간을 매각 주관사로 선정한 만큼 매각 작업이 본격화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시장에선 손보업계 7위인 롯데손보의 매각가로 2조7000억원에서 3조원을 추정하고 있다. 보험계약마진과 순자산 등을 고려한 가격이다. 현 시가총액(7300억원) 대비 4배 높은 몸값이다. 올해 3분기 181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해 전년 동기(-106억원) 대비 흑자전환했다.

동양생명의 자산 규모는 약 32조원대로, 시장 예상가는 1조2000억~1조6000억원 수준이다. 대주주인 다자그룹은 한국시장 철수를 계획 중인 것으로 알려진 만큼 ABL생명 매각을 마무리한 후 동양생명도 시장에 내놓을 가능성이 높다. 올 3분기 당기순이익은 17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71.3% 감소했다. 보장성 보험 확대로 보험손익은 호조를 보였지만, 보유 채권 가격으로 투자손익이 적자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업계 안팎에선 연내 보험사 M&A 성사는 어려울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유력 원매자인 주요 금융지주사들이 M&A에 대해 신중한 자세를 취하고 있어서다. 올해 비은행 강화 의지를 피력했지만 최근 금융당국의 충당금 및 상생금융 확대 압박으로 인해 자본 확충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올해가 새 국제회계제도 도입 첫 해이기에 보험사들의 손익 추이 관련 지속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한 데다, 경기침체와 고금리 등 리스크 요인이 해소되지 않은 터라 내년 하반기부터 M&A 시장이 회복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망했다.
후원하기 기사제보

ⓒ아시아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