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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시장 악화·비용 부담 겪는 철강업계, 투자마저 위축할까

中시장 악화·비용 부담 겪는 철강업계, 투자마저 위축할까

기사승인 2023. 11. 23. 1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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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연간기준 영업익 일제히 감소
시황 악화·원자재 가격 부담 등 원인
업황 개선 불투명…투자 감소 예상
포항제철소 고로
포항제철소 고로. /포스코
국내 철강업계가 내년에도 철강 수요 회복을 기대하기 어려워졌다. 최대 시장인 중국의 경기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엎친데 덮친격으로 정부가 올해 4분기 전기요금을 소폭 인상하면서 비용 부담도 커지는 모양새다. 여기에 조선업계와의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도 우위를 점하기 어려워지면서 업계 전반에 먹구름이 드리우고 있다.

23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포스코홀딩스의 올해 연간기준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는 4조3803억원으로, 전년(4조8501억원) 대비 소폭 감소할 전망이다. 현대제철 역시 1조2913억원의 영업익이 예상되면서 지난해(1조6165억원)와 비교해 3000억원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에는 태풍 힌남노 피해 영향으로 생산량이 눈에 띄게 줄었음에도 올해 이보다 상황이 더 안 좋아진 셈이다. 실적 악화에는 중국 부동산 시장이 회복하지 못하면서 철강재에 대한 실수요 부진이 크게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내 건설업계나 전기차 업황이 좋지 않다 보니 철강사들의 철강 판매량도 덩달아 감소했다.

업계에서는 내년에도 회복세를 찾기 어렵다는 의견을 제기하고 있다. 한국철강협회가 이달 초 진행한 '2024년 철강산업 전망 세미나'에서 전문가들은 일제히 자동차, 조선 등 수요 회복이 둔화하고, 건설 수요 부진으로 내수는 소폭 증가에 그칠 것으로 전망했다.

이규익 SK증권 애널리스트도 "내년에도 중국 내 부동산 경기 회복을 통한 철강 수요의 증가나 지방정부 투자 확대로 인한 철강 수요의 증가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고 내다봤다.

여기에 정부가 4분기 산업용 전기요금을 평균 10.6원(킬로와트시당) 올리기로 하면서 원자재 가격 부담이 커지고 있다. 이를 반영해 철강사들은 조선사와 진행 중인 하반기 후판 가격 협상에서 가격 인상을 주장하고 있으나, 해당 주장이 크게 반영되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들어 중국산, 일본산 등 저렴한 후판 수입이 늘어나면서 조선사들 역시 가격 인상을 부담하기엔 어렵다는 입장이다.

대내외적인 상황 악화로 업계 전반의 피해도 상당할 전망이다. 대표적으로 포스코홀딩스는 리튬 등 이차전지 사업을 키우고 있으나, 철강 사업이 매출의 절반 이상(올해 1~3분기 기준 52%)을 차지하는 만큼 부진을 피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철강재 외에 특수한 사업이 전무하다시피 한 동국제강, 현대제철은 2년째 지속될 업황 악화에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각 철강사도 당분간 투자를 줄일 것으로 예상된다. 일례로 현대제철은 앞서 올해 초 1조6000억원을 투입해 설비투자를 단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중 현재까지 총 5000억원을 설비 증설 및 보수투자에 활용한 상태다. 1조원가량의 투자금은 향후 사업 전략에 따라 조정되거나, 감소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포스코홀딩스 역시 비철강 사업에서 투자를 늘리고 있는 만큼 철강 사업에서 다소 위축된 투자 기조를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업계 전반에서 내년에도 한동안 상황이 안 좋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반등 시점마저 불분명하다 보니 적극적으로 사업 확장을 하기엔 어려울 수 있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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