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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기물 활용 제한 없애 탄소감축 효율 높여야

폐기물 활용 제한 없애 탄소감축 효율 높여야

기사승인 2023. 11. 15.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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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길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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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길 한양대 화학공학과 교수.
2015년에 체결된 파리기후협정 이후 전 세계 200여개 국가가 2050년까지 탄소배출 '넷제로'에 합의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대다수의 국가들이 운송과 발전 부문에서 비석유계 즉, 바이오 연료의 공급과 사용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과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실제로 2021년 이후 2030년까지 세계 바이오에탄올 시장 규모는 약 3배 가량 증가하고 바이오디젤 시장 역시 연평균 10%의 성장률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지속가능항공유(SAF) 수요도 2025년 80억 톤에서 2030년 230억 톤으로 크게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탄소 집약도(Carbon Intensity)가 낮은 연료를 생산함과 동시에 증가하는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는 기술의 중요성이 증가하고 있다. 여러 기술 중에서도 공동처리(Co-processing) 기술이 화석연료 기반의 에너지 및 화학산업의 넷제로 이행의 가교역할을 할 수 있는 효과적인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공동처리는 석유 정제공정에서 폐식용유 등 바이오 공급원료 또는 고형폐기물 등을 석유계 물질과 함께 활용하여 재생가능한 탄화수소계 연료 또는 원료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이를 통해 전동화(Electrification)가 어려운 수송 부문에 바이오항공유, 바이오디젤 등 환경 발자국 지수가 상대적으로 낮은 대체 연료를 효과적으로 공급하고 폐플라스틱 등을 원료로 활용하여 석유화학제품을 생산하는 것 역시 가능하다.

이 기술은 화석연료의 의존성을 줄이고 폐기물로 인한 오염 및 매립을 줄여 환경영향을 최소화하는 국제적으로 검증된 지속가능한 기술이다. 가장 중요한 점은 기존의 정제, 운송 및 저장 인프라를 최대한 활용하여 대규모 설비투자 없이 경제적으로 저탄소 재생 연료 및 원료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수송용 경유의 바이오연료 혼합비율을 8%로 높이는 신재생에너지 연료혼합의무제도(RFS) 및 2050년까지 항공 부문 넷제로 달성을 위한 국제 항공 탄소상쇄 및 감축제도에 대응할 산업적 기반이 필요한 상황이다.

우리나라가 온실가스 배출량과 화석연료 사용량을 점진적으로 줄여 나감과 동시에 궁극적으로 저탄소-지속가능한 연료 생산 및 활용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서는 중단기적으로 공동처리 기술이 가장 효과적일 것으로 전망된다.

해외의 경우 EU, 영국 및 미국의 정유사를 중심으로 연구개발 및 상용화가 활발히 진행 중이며, 그 결과 기존 시설 개조 또는 독립형 설비를 통해서 연간 최소 4.3만톤에서 최대 100만톤 규모의 공동처리 공정을 운영 중이다. 일본에서도 탈탄소화 연료 제조 방법으로 바이오매스, 폐기물, 폐플라스틱 등을 원료로 한 공동처리를 명시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지만 국내의 경우 석유사업법상 석유정제업자가 석유와 석유제품만을 원료로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폐기물을 활용한 공동처리는 불가능하다. 급증하는 바이오 연료 수요를 국내 정유산업이 충당할 수 있도록 법적 규제 완화 및 인센티브 지급 등의 정부 차원의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

아울러 정유사는 공동처리 기술 상용화를 위해서 바이오 공급원료 종류 및 투입에 따른 공정 최적화와 전주기기술분석(LCA)을 이용해 최종 제품 내 바이오 공급원료 유래 성분의 함량을 과학적으로 검증하는 등의 기술적 과제를 적극적으로 극복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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