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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비보이팀 매드맨 박우송...“대만 대회 준우승, 젊은 불교 쾌거”

상월결사 비보이팀 매드맨 박우송...“대만 대회 준우승, 젊은 불교 쾌거”

기사승인 2023. 09. 29.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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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상월결사 비보이팀 '이에이트' 단장
세계대회인 '타이페이 비보이 시티'서 준우승
"시대에 맞춰가는 포교...맞춤형 콘텐츠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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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결사 비보이팀 '이에이트' 크루들이 '타이페이 비보이 시티(Taipei bboy city)' 대회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윗줄 오른쪽 두 번째가 매드맨 박우송 단장). 이들은 이 대회에서 준우승을 차지했다./제공=이에이트
한국에서 불교라고 하면 정적(靜的)인 종교, 나이 든 사람들의 종교라는 선입견이 강하다. 그러나 이런 편견과 달리 젊음과 역동성이 중요한 분야에서 활약하고 있는 젊은 불자(불교 신자)들이 있다.

상월결사 비보이팀인 '이에이트'가 그 주인공이다. 상월결사 총도감인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의 후원으로 시작한 '이에이트'는 매드맨(madman·닉네임) 박우송 단장을 필두로 지난 17일 비보이 세계대회 '타이페이 비보이 시티(Taipei bboy city)'에서 괄목할 만한 성적을 거뒀다. 결승에서 대만 팀 'City4'를 만나 접전 끝에 3대 2로 아쉽게 준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최근 만난 박 단장은 젊은 불자들이 같이할 콘텐츠가 한국불교에 필요하고 조언했다. 그런 의미에서 상월결사 비보이팀은 한국의 젊은 불자를 대표하는 팀이라고 할 수 있다. 박 단장은 이들이 단순히 불자 선수인 것을 넘어 세계적인 솜씨를 지닌 재목이란 것을 강조하며 불교계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을 당부했다.

-간단한 자기소개 부탁드린다.

"20년차 비보이 '매드맨(madman·닉네임)' 박우송으로, 상월결사 비보이팀 '이에이트' 단장이다. 우리는 모두 불자들로, 수많은 세계대회 우승경험이 있는 비보이와 차세대 한국을 이끌어갈 비보이들이 연합해서 만들어진 팀이다."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과 어떻게 인연 맺게 됐는지.

"어머니가 양평 용문사를 다니셔서 방학 때마다 절에 가서 지내곤 했다. 당시 용문사 주지 스님이 지금의 봉선사 주지 스님인 호산스님이었다. 그래서 호산스님과는 어렸을 때부터 알게 됐다. 그 시절 나는 춤을 갓 시작한 어린 비보이였다. 나와 팀원들의 춤 실력이 조금씩 두각을 나타내기 시작했고, 용문사에서도 좋은 무대가 생기면서 호산스님이 공연하는 것을 허락해주셨다."

-이번에 준우승한 대회는 어떤 대회인가.

"이번에 준우승한 '타이페이 비보이 시티' 대회는 대만의 타이페이 시청 앞에서 열리는 10년이 넘는 전통 있는 대회다. 과거 개인전에서 우승한 경험이 있어서 팀을 만들 때부터 꼭 이 대회에 도전해 보고 싶었다. 이번 대회 준우승이 갖는 의미는 크다. 한국은 비보이 강국이었으나 세대교체가 되지 않아 어린 친구들이 없는 상황이다. 그나마 활동을 시작한 어린 친구들은 해외 대회 경험을 갖기가 쉽지 않다. 특히 결승 진출이라는 것은 인생에서 쉽게 맛볼 수 있는 경험이 아니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비보이'하면 큰돈이 없어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정작 해외 대회 참가 등 경력을 쌓기 위해선 어느 정도 금전적 여유가 있어야 한다고 들었다.

"맞다. 한국 대표 선발전 등으로 해외에 갈 수 있지만 분명히 장벽은 존재한다. 비보이를 시작한 어린 친구 중에선 금전적인 문제로 해외 대회 참가를 엄두도 내지 못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청년 불자로서 젊은 층 포교에 필요한 게 무엇이라고 보는가.

"시대에 맞춰가는 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전 어렸을 때부터 불교집안에서 태어나 익숙하지만, 젊은 친구들의 유입을 위해서는 그에 맞는 불경·사찰 프로그램·콘텐츠 등이 필요한 거 같다. 흔한 말로는 '놀 때는 놀고 공부할 때는 공부한다'라는 말처럼 한국불교가 갖고 있는 고유의 내용 외에도 젊은층이 같이 할 거리가 필요하다고 본다."

-스포츠·공연예술 쪽에서는 불교가 기독교보다 세가 약한 것 같다.

"불교는 엄숙하고 조용해야 한다는 이미지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인지 호산스님처럼 스포츠나 공연예술 분야로 먼저 손 내밀어 주신 경우는 드물다고 들었다. 제가 알기로는 상월합창단과 상월비보이단이 거의 최초로 알고 있다. 그래서 불교 행사에 더욱 좋은 공연을 보여드리는 마음이 있다. 무엇보다 불자 비보이팀이 세계에서도 인정받고 있는 '수준 높은 팀'이라는 것에 대해 불자들이 자부심을 가지셨으면 한다. 팀 창단 초기부터 지금까지 열심히 달리고 있다. 우리의 성과는 '젊은 불교'의 승리기도 하다. 작은 바람이 있다면 올림픽 종목인 브레이킹(비보잉)에 대해 많은 응원과 지원이 있으면 하는 것이다."

-다른 불자들에게 남기고 싶은 말이 있다면.

"상월 비보이 단원들은 청년불자 배가 운동에 한국 불교 미래가 걸려있다고 생각한다. 저희도 상월결사 정신으로 부처님 법을 전하는 데 앞장서는 청년 불자가 되도록 노력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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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 비보인단 '이에이트' 팀원들.(왼쪽 네 번째 매드맨 박우송 단장)./제공=이에이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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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월 비보이단을 지속적으로 후원하고 있는 조계종 봉선사 주지 호산스님. 호산스님은 스노우보드 포교 등을 통해 스포츠·공연 영역에서 젊은 불자들을 돕고 있다./사진=황의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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