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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칼럼]극으로 치닫는 산은 부산이전 갈등

[데스크칼럼]극으로 치닫는 산은 부산이전 갈등

기사승인 2023. 07. 31.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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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진훈 부장
설진훈 금융부장.
KDB산업은행 본점 부산 이전을 둘러싼 노사 갈등이 극으로 치닫고 있다.

금융위원회와 산업은행은 산은 부산 이전과 관련해 회계법인 컨설팅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현 서울 본사 기능을 통째로 옮기는 '완전한 부산 이전'을 방침으로 정했다. 용역 결과는 전체 기능과 조직을 부산으로 이전하는 '지역 성장 중심형 방식'과 서울에 기능을 병행 배치하는 '금융수요 중심형 방식' 2가지로 제시됐다.

이 가운데 산은은 전자를 채택하기로 하고 최근 금융위원회에 보고했다. 이렇게 되면 서울 업무가 불가피한 시장안정, 자금조달, 대외협력 분야 인력 등 100여명만 현 본점에 남게된다.

올 3월말 기준 산은 전체 직원 3451명 가운데 44%인 1544명이 서울 여의도 본점에서 근무하고 있다. '완전한 부산이전' 방식을 채택할 경우 1400여명이 부산으로 근무지를 옮기게 되는 셈이다. 부산 지역 여론은 산은 부산 이전이 윤석열 대통령 공약이었고, 출발이 국가균형발전 차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통째 이전이 당연하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노조는 31일 본점 부산 이전과 관련해 강석훈 산업은행 회장에게 공개 토론을 제안하는 등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산업은행 지부는 '산은 부산 이전 타당성 검토 연구용역 결과 발표회'를 열고 본점 부산 이전 시 10년간 7조원의 재무적 손실이 예상되고, 인력 이탈에 따른 금융전문성 약화가 우려된다고 주장했다.

김현준 금융노조 산은지부 위원장은 "본점 이전은 단순히 기관만의 문제가 아니라 국가 경제적으로 미칠 파급 효과가 큰 문제"라며 "현행법상 소재지가 명시돼 있는 자산 300조원 규모의 국책은행을 이전시키려고 한다니 개탄할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노조측이 공개한 한국재무학회 컨설팅 결과에 따르면 산은 부산 이전으로 발생하는 국가경제 재무 손실 규모는 약 15조4781억인 것으로 추정됐다. 산은만 놓고보면 10년간 수익 감소(6조5337억원)와 비용 증가(4702억원) 등을 통해 약 7조39억원의 손실을 입을 것으로 예상됐다.

사측과 노조 모두 외부 컨설팅 자료를 공개하며 여론전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국회 정무위도 산은 본점이전이 포함된 산은법 개정안을 곧 본격적으로 심의할 예정이다. 정치적 표 계산을 뛰어넘어 금융산업의 백년지 대계를 결정하다는 차원에서 현명한 결론을 내려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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