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빗물 다 못뺀 오송 지하차도…‘뻘’ 형태에 구조 난항

빗물 다 못뺀 오송 지하차도…‘뻘’ 형태에 구조 난항

기사승인 2023. 07. 16. 11: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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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만톤 물 쏟아지며 차량 십여대 침수
잠수부 등 투입 인명 수색·배수 작업
희생자 가족들 "무사히 시신 인양되길"
물
16일 소방당국이 충북 청주시 흥덕구 오송읍 궁평지하차도에서 물을 빼고 있다./이정연 기자
"물을 좀 빨리 뺐으면 좋겠는데...아직 승용차 머리도 안 보여요."

16일까지 나흘간 충북 청주에 472㎜가 넘는 기록적 폭우가 내린 가운데, 인근 미호강이 범람해 침수된 충북 청주 흥덕구 오송읍 궁평지하차도에는 실종자를 애타게 기다리는 가족들이 발만 동동 구르고 있었다.

이날 오전 8시 30분 쯤 현장에 나와있던 실종자 가족 A씨는 "사고가 발생한 15일 오후 3시부터 나와서 기다리고 있는데 아직까지 물을 빼고 있는 상태"라며 "에어포켓 가능성이 없다고 들었는데 지금은 그저 무사히 시신이 잘 인양되기만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치과병원을 운영중인 아들이 이른 아침 출근하다가 이 같은 사고를 당했다"면서 제대로 말을 잇지 못했다.

앞서 지난 15일 오전 8시40분 쯤 청주시 오송읍 궁평지하차도에는 쏟아진 호우와 미호강 뚝방 붕괴로 6만톤에 이르는 물이 한꺼번에 쏟아지면서 차량 10대(잠정) 이상이 침수된 것으로 전해졌다. 16일 오후 3시 기준으로 지하차도 내의 실종자 11명 가운데 8명의 시신이 수습됐다. 수습된 시신은 모두 청주 하나병원으로 이송됐으며, 앞서 발견된 사망자 1명을 포함해 총 9명이 사망하고 9명이 구조된 것으로 집계됐다.

현장은 비가 거의 그친 상태로, 경찰이 현장 통행을 철저하게 막고 있다. 소방대원들이 잠수복을 입고 구조에 나서고 있지만, 완전히 배수가 끝나지 않은 탓에 수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장두환 흥덕구 보건소장은 "수습된 분들은 현재 심정지 상태로 진단을 받고 하나병원에서 검안의사의 진단을 거쳐 장례식장으로 이송 조치를 하고 있다"며 "하나병원으로 일원화한 건 혼선을 막고 실종자 가족에게 조금이나마 불편을 덜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서정일 청주서부소방서장은 "계속 소방당국이 구조에 적극적으로 임하고 있는데 안 쪽이 뻘 형태라 구조 과정에 조금 어려운 부분 있다"며 "이 때문에 다소 수습이 지연되고 있지만 오늘 내로 수습을 완료하는 것이 우선 목표"라고 전했다.

인근에서 택시를 몰다가 사고 현장을 목격했다는 인근 지역주민인 B씨는 안타까운 표정으로 "마을 비닐하우스를 뒤덮을 정도로 물이 넘실거렸다. 지금은 그래도 어제보단 물이 많이 빠진 것같다"며 "손님을 오송역에 내려주고, 다른 손님을 태우고 오창에 가다가 차들이 어느 순간 일제히 방향을 돌리고 있었다"고 당시를 되짚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집중호우 대처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저지대 진입 통제를 무리하다 싶을 정도로 해달라"고 강조했다. 이어 "재난대응의 제1원칙은 위험지역에 대한 진입통제와 물길의 역류나 범람을 빨리 인식해서 선제적으로 대피 조치를 시키는 것"이라며 "지자체가 현장에서 신속하게 필요한 조치를 할 수 있도록 기상청, 산림청 등 유관기관은 위험정보를 실시간으로 전파해야 한다"고 지시했다.

지난 15일에는 한화진 환경부 장관을 비롯해 손옥주 수자원정책관 등 환경부 관계자들도 구조 현장을 찾아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실종자 수색에 최선을 다해달라"고 당부했다. 한 장관은 4대강 유역환경청장들을 상대로 지자체·경찰에 필요조치를 강력하게 요청해달라고 당부하기도 했다.

이밖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도 16일 사고 현장을 찾아 "피해자분들 명복을 빌고 유가족들에게도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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