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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 윤석열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거는 기대

[칼럼] 윤석열 대통령 나토 정상회의 참석에 거는 기대

기사승인 2023. 07. 11.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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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애 계명대 국제학연구소 연구교수
한미애 계명대 국제학연구소 연구교수
한미애 계명대 국제학연구소 연구교수
패트리엇와 나삼스(NASAMS) 등 첨단 방공무기체계가 리투아니아 수도 빌뉴스에 배치됐다. 11~12일(현지시간) 열리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 때문이다. 리투아니아는 러시아의 역외 지역인 칼리닌그라드와 러시아의 동맹국 벨라루스와 국경을 접하고 있다. 러시아 면전에서 나토의 굳건한 동맹을 과시하는 상황에 대한 안전장치인 셈이다.

나토는 1949년 소련을 중심으로 한 동구권에 대한 방벽으로 설립된 집단안보체제지만 1991년 소련이 붕괴하면서 정체성과 방향성을 잃었다. 아프가니스탄 전쟁과 리비아 내전 등 새로운 안보 문제에 대응하며 체제를 유지해왔지만 '종이 호랑이' 취급도 받았다. 러시아가 위협으로 받아들일 수 있어 회원국 확대에도 조심스러웠다. 하지만 2014년 러시아의 불법적인 크림 병합과 2022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유럽의 안보 환경을 근본적으로 변경했다. 러시아로 인해 '종이 호랑이' 나토를 매서운 발톱으로 중무장한 '진짜 호랑이'로 거듭나게 하고 있다.

올해 나토 정상회의 주요 의제는 동맹의 억제력과 집단방위체제 강화다. 구체적으로 우크라이나에 대한 나토의 지속 가능한 지원과 스웨덴의 나토 가입이다. 스웨덴은 나토의 32번째 회원국이 된다. 그동안 스웨덴이 쿠르드노동자당(PKK)의 활동을 옹호한다는 이유로 나토 가입을 반대했던 튀르키예가 최근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찬성했다. 에르도안 튀르키예 대통령은 자국의 EU 가입과 스웨덴의 나토 가입을 정치적으로 교환했다. 다만 우크라니아의 나토 가입은 평화협정 체결 이후에나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나토 헌장 5조는 한 회원국이 공격을 받을 경우 다른 모든 회원국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집단 대응을 규정하고 있다. 러시아와 전쟁 중인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문제를 '패스트트랙'으로 처리하는 것은 제3차 세계대전을 의미하기 때문에 부담스럽다.

2022년 스페인 마드리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신전략개념이 채택됐다. 나토는 '전략적 파트너'였던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나토에 직접적인 위협을 가했기 때문에 러시아의 '파트너' 지위를 삭제했다. 또 중국에 대해서는 '체계적 도전'으로 규정하며 미국의 위협인식과 궤를 같이했다. 올해는 탈냉전 이후 '유럽방위전략'도 새롭게 수립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3만 명인 신속 대응군 규모를 30만 명으로 증원해 억지력과 방어 태세를 더욱 강화하는 것이 주요 골자다. 나토가 발톱을 세운 살아있는 호랑이가 되는 것이다.

이번 나토 정상회의에서는 일본 도쿄에 나토 연락사무소 설치에 대한 논의도 진행될 예정이었다. 하지만 프랑스를 비롯한 일부 회원국은 대서양지역을 넘어 인도-태평양 지역까지 나토의 영향력이 확장되는 것에 부정적이다. 나토의 동진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의 주요 원인이었는데, 중국까지 건드릴 이유가 없다는 것이다. 한국과 일본이 2년 연속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하는 것에 대해 매우 불편한 심기를 내보이는 중국이 나토의 일본 연락사무소 설치를 방관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두 번째로 나토 정상회의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이번 회의에서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사회의 협력과 연대를 촉구하고, 사이버안보와 대테러 등 11개 분야에 대한 나토와의 국가별 맞춤형 파트너십 계획(ITPP)도 체결했다. 윤 대통령은 강력한 힘과 억제력을 통한 '힘에 의한 평화'가 가장 확실하고 믿을 수 있는 평화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불확실성과 사이버 및 하이브리드 위협의 증가 등 안보 동맹이 더욱 중요한 시기다.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면서, 한반도 상황의 안정적 관리를 위해 중국·러시아와의 전략적 소통 등 고도의 유연성도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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